벼 육묘장을 활용해 어린잎채소를 생산하는 시스템 및 생산된 어린잎채소를 유통, 저장하는 기술이 개발돼 유휴 육묘장시설의 연중이용을 통한 농가소득 제고 등이 기대된다. 농가의 육묘 부담 및 쌀 생산비 절감 등을 위해 벼 육묘장이 전국적으로 보급돼 있지만 사용기간은 봄철 1~2개월인 곳이 대부분이다. 이에 강원대가 육묘장에서 기능성 어린잎채소를 생산하는 매뉴얼 및 선도유지기술을 개발해 사업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벼 육묘시설의 연중활용을 위한 어린잎채소 생산 및 저장유통 기술개발’을 주도해온 최기영 강원대학교 평생학습중심학부 교수로부터 연구성과를 들었다.


고가 시설 갖추고 1년에 1~2개월 쓰는 자동화 육묘시설 
어린잎채소 생산 연계로 신규 투자 없이 농가소득 기대 
저장·유통 기술도 연구…구체적 생산매뉴얼 작성 단계


#방치된 벼 육묘장 이용에 착안

우리나라는 농촌고령화에 따라 농가의 벼 육묘부담을 줄이고, 쌀 생산비 절감을 통한 경쟁력 향상을 위해 벼 공동육묘 지원 사업을 실시해왔고, 2014년 기준 육묘공급량의 27% 가량을 육묘장이 담당하고 있다. 또한 벼 자동화육묘시설의 경우 발아실, 온·습도 조절장치, 다단재배상 및 인공광 장치, 자동관수시설 등이 설치돼 있다. 그렇지만 벼 육묘의 특성상 봄철 1~2개월만 사용하고 나머지 기간은 방치 또는 창고용도 등으로 사용되는 곳이 많다. 이와 함께 기능성 어린잎채소의 경우 파종 후 20~30일 만에 수확하기 때문에 섬유질이 질기지 않고 맛이 부드럽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성분이 일반채소보다 높고 소비가 꾸준해지면서 대형마트 등에 전용매대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은 식품으로 이용하는 채소류를 선택할 때 신선도와 안전성을 매우 중시한다. 더구나 어린잎채소의 경우 샐러드로 주로 소비하기 때문에 안전한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은 물론 수확당시의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한 상태로 가공, 포장, 유통될 필요가 있다. 또한 어린잎채소와 같이 보호 조직이 덜 발달하고, 호흡과 증산작용이 큰 농산물은 상온에 노출될 경우 쉽게 품질이 저하하기 때문에 신선한 상태를 유지하는 유통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관련, 최기영 교수는 “벼 자동화육묘시설의 경우 고가의 시설들이 갖춰져 있지만 사용기간이 1~2개월에 불과하고 나머지 10개월은 거의 방치되고 있다”며 “놀고 있는 시설을 활용해 신규 투자 없이 농가소득을 높이는 방법을 찾다가 벼 육묘와 어린잎채소의 생산을 연계하는 시스템을 연구하게 됐다”고 연구배경을 설명했다.


#벼 육묘시설 연중 활용 가능케

이후 강원대학교에서는 벼 육묘시설을 활용한 어린잎채소 생산 및 유통시스템 개발을 계획하게 됐다. 그리고 2014년 9월부터 올해까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원장 오경태) ‘농생명산업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벼 육묘시설의 연중활용을 위한 어린잎채소 생산 및 저장유통 기술개발’을 해왔다. 최기영 교수가 ‘어린 잎채소 규격생산’을, 강호민 강원대 원예학과 교수가 ‘어린잎채소 유통저장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또한 종묘회사인 ㈜코레곤과 신선채소 및 식자재유통회사인 신선미세상(주)가 참여기업으로 협력해왔다.

연구기간이 오는 9월까지인 만큼 연구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최기영 교수는 “어린잎채소 생산 및 현장유통실증 등은 거의 마쳤으며, 현재는 구체적인 생산매뉴얼 등을 작성하고 있다”며 “광 보강 다단대차형 식물재배장치에 대한 특허, 기존 재배되는 산채를 기능성 어린잎채소로 상품화하는 기술 등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전한다.

설명에 따르면 어린잎채소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균일한 크기로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빛이 중요한데, ‘광 보강 다단대차형 식물재배장치’를 개발해 특허출원을 했다. 즉, 벼 육묘 자동화시스템에 적합한 어린잎채소 자동화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또한 허브식물인 ‘배초향’, 산채인 ‘큰다닥냉이’와 ‘왕고들빼기’ 등 기존에 유통되고 있는 어린잎채소 외에 기능성이 높은 품목의 재배가능성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수확 전 과산화수소 엽면시비, 수확 후에는 차아염소산나트륨(NaOCl), 전해수, 오존 등을 처리해서 곰팡이와 대장균을 살균하는 기술 등을 개발했다. 어린잎채소의 수확 후 특성을 비교해 안정적 생산과 유통을 위한 수확전후의 관리기술 및 매뉴얼을 개발한 것이다.

최기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벼 육묘장에서 어린잎채소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어린잎채소의 상품 경쟁력 및 유통기간을 연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개발된 기술이 현장에 확산돼 벼 육묘장의 활용률 제고와 함께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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