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협력이 국제적으로 중요시 되고 있으며, 원예학을 전공한 필자도 국제농업개발에 힘쓰는 전문가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좋아하고, 분발하다보면 꿈은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 꿈에 다가가는 과정 중 KOPIA(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를 만난 경험을 전한다. 이를 통해 농학을 전공하는 후배나 동료들이 농업에 대한 꿈과 열정을 지켜가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책으로 배운 걸 몸으로 느끼고

대학을 다니면서 농업이라는 전공을 활용해 KOICA(한국국제협력단) 엘살바도르에서 해외봉사활동을 했다. 1년 동안 엘살바도르 농림부에 파견돼 온실기상조건 등 재배환경을 관리해줬다. 또 열대기후로 딸기재배가 어려운 문제점을 서늘한 고산기후를 이용해 해결하고,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해 농민들이 보다 쉽게 경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온실재배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한 병충해방제시스템 프로젝트도 성공리에 마쳤다. 이런 경험은 책으로 배운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였으며, KOICA의 경험을 바탕으로 남미대륙에서 다시 한 번 땀을 흘리기를 기대했다. 그래서 농촌진흥청 KOPIA센터에 선임연구원으로 지원했다. 농대를 중심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뜻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했다. 현장감 있는 일을 배울 수 있고 파견된 연구원들의 전공이 다양하기 때문에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도 됐다.

주요업무는 간단한 서류작업부터 센터홍보, 협력기관과의 연구 등을 지원하는 것이었는데, 대부분의 업무가 공문을 통해 이뤄지기에 공적인 업무처리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KOPIA센터에 파견돼 근무하는 소장들은 대부분 오랜 기간 농업과 관련된 업무를 했기 때문에 인생선배로서 가르침과 농업에 대한 지식, 사회생활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센터소장과 6개월 동안 파견되는 연수생들과의 관계형성도 중요했다. 선임연구원이란 위치가 중간책임자와 같은 역할이었기에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파라과이 참깨파종기 기증식.
▲KOPIA 파라과이센터 연구원들.


국제농업개발전문가로 성큼

페루와 파라과이센터의 선임연구원으로 517일 동안 파견됐다. 그들의 농업에 작게나마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현재는 페루센터가 존재하고 있지 않지만 첫 번째 근무지인 페루에서 ‘농업협력카라반’을 준비하고, 성황리에 끝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국가 간 업무방식과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혔을 때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체득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기억에 남는 일은 페루 작물 퀴노아(Quinoa,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지역에서 생산되는 작물)를 경작했던 것이다. 연구원들과 한마음이 돼 건조, 정선작업을 한 결과, 종자 800kg을 수확해 페루농민들에게 큰 도움을 줬다. 당시 KOPIA페루센터소장은 ‘모든 일을 할 때는 스마트, 능동적, 적극적’이라는 말을 항상 했는데, 그 가르침이 깊이 새겨져 있다. 무엇보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파라과이센터로 이동해서도 성숙된 업무처리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파라과이센터를 리모델링하면서 개소식을 개최했고, KOPIA중남미센터소장단협의회도 준비했다. 또한, ‘KOPIA의 날’이라는 행사를 맡아서 파라과이센터의 주요사업 발표 및 한국과 파라과이의 문화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KOPIA활동은 파견국의 언어를 습득할 수는 기회도 됐다. 중남미에서는 스페인어가 필수적이인데, KOPIA사업 시 간단한 통역정도는 하게 됐다. 언어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배웠고 뜻 깊은 추억들도 만들었다. 한국의 농업기술을 전파하고, 자주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KOPIA센터의 업무는 국제농업개발전문가의 길로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해주는 좋은 기회가 됐다. 매사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게 됐으며, 농업에 대한 관점이 넓어졌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배웠다.
 

▲페루 현지농가 방문
▲한국 작물 적응성 시험(페루)


식량 고통 받는 곳에 희망을 

현재 (사)한국농촌발전연구원에서 라오스 농촌공동체개발사업의 행정업무를 맡고 있으며, 2016년 8월~11월 라오스현지 파견근무도 했다. 능동적 태도로 농촌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국가개발 프로젝트의 행정, 회계, 모니터링 등을 배우는 자세로 성실히 수행코자 노력하고 있다. 국제농업발전을 위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기 위해 국제개발협력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중남미생활을 통해 얻은 강한 체력은 긍정성과 성실함을 더욱 단단하게 해줄 것이라 여기며, 어려운 이들에게 미소와 땀으로 편안함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KOPIA의 경험을 생각하며 지구촌 곳곳의 식량문제로 고통 받는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꺼지지 않는 작은 한 빛이 되겠다.

/전인아 전 농촌진흥청 KOPIA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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