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여파로 물량 소화 못하고
가격 인상 논란 치킨 거부감도 
가금육 판매 작년보다 6% 뚝
중복·말복전 소비 촉진 힘써야


올 초복 가금육 판매 실적이 지난해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침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가격 인상 논란과 언론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이후 높아진 가격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탓에 소비자들이 가금류 소비에 거부감이 발생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닭고기 소비 촉진을 위한 다각적인 마케팅이 요구되고 있다.

하림에 따르면 올해 초복기간(7월 1~11일)에 판매한 가금 마릿수는 총 885만3000수로 집계됐다. 지난해 초복기간(7월 6~15일) 판매 마릿수인 886만4000수보다 1만1000수(0.1%) 감소한 수치다. 특히 육계의 경우 올해 초복기간 판매 마릿수가 541만2000수로, 지난해 556만1000수에 비교해 14만9000수(2.7%)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겨울부터 발생한 고병원성 AI의 여파로 인해 육계의 경우 초복 주문량대비 93%밖에 물량을 충족시키지 못했고, 부족 물량까지 합산하면 올 초복 판매실적이 지난해보다 하락했다는 것이 하림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최근 불거졌던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치킨 가격 인상과 관련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발생해 프랜차이즈 매출도 20% 하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하림 관계자는 “올해 초복 가금류 판매의 경우 AI 여파로 인한 공급물량 감소와 치킨가격인상 철회 불매운동 등으로 인해 전체적인 감소를 불러일으켰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와 가장 근접해 있는 유통매장에서도 초복 가금육 판매 감소가 체감됐다는 반응이다. 농협 유통에 따르면 올해 초복기간 가금육 판매는 지난해에 비해 6% 감소했다. 특히 지난겨울 AI가 발생하고, 언론에서 지속적으로 가금육 가격이 높다는 보도를 이어가며 소비자들이 가금육 소비에 거부감이 발생해 전복이나 장어 등의 수산물로 초복 영양식을 대체했다는 것이 농협 유통의 설명이다.

또 올 초복이 수요일이었던 것도 가금육 소비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농협 유통에 따르면 지난해 초복은 일요일인 까닭에 소비자들이 식당과 가정에서 가금육 소비를 많이 했지만, 올해에는 주중인 관계로 지난해와 같은 초복 소비특수가 없었다.

농협 유통 관계자는 “언론에서 가금육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지속하자 소비자들의 가금육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영양식으로 장어나 전복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또 가금육 판매도 가정용보다는 식당 식재료 판매량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연중 최대 가금육 판매 시기인 초복에 가금육 소비가 감소하자 업계 내에서는 중복과 말복 이전에 가금육 소비 촉진을 통해 소비 심리 활성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육계협회는 중복과 말복 시기에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닭고기 소비 홍보를 펼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김효진 한국육계협회 부장은 “닭고기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초복에 여러 가지 이유로 소비가 감소해 안타깝다”면서 “중복과 말복에는 닭고기 소비 심리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다양한 소비 홍보를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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