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고랭지 배추와 무가 폭우 등의 날씨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가격이 상승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복숭아와 포도 등 여름 제철 과일의 당도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고, 양념채소 중 양파의 수입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원예실은 지난 13일 서울 가락시장에 위치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회의실에서 ‘여름철 원예농산물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름철 농산물 수급동향을 밝혔다. 이어 작목별 재배 산지에 당부도 전했다.


고랭지 무 파종 초기지역 많아 폭우피해 적어
중국산 양파 재배면적 증가로 수입 늘어날 듯


▲여름철 전망=이날 간담회에 따르면 고랭지배추는 정식 후 지속된 가뭄과 고온, 이후 집중호우로 평년 대비 작황이 부진한 상황이다. 다만 8월 중순 이후에 출하되는 지역은 현재까지 초기 생육상태로 전반적인 작황은 양호하다. 따라서 기상 이변이 없는 한 8월 중순 이후에는 가격이 안정세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고, 그 이전에도 큰 폭의 가격 상승 흐름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출하를 뒤로 미뤄서는 안 된다는 분석도 담겨있다. 고랭지무는 파종이 초기인 지역이 많기에 최근의 폭우로 피해를 크게 받지 않았다. 오히려 피해보다 가뭄 해갈에 도움을 받은 곳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름철 과일류의 경우 생산량은 품목별로 상이하지만, 맛은 대부분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일단 여름 사과인 쓰가루의 7월 출하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배 면적 및 착과 수 감소에다 출하시기도 늦어져 7월 출하량은 전년 대비 12% 가량 감소가 예고됐다.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복숭아는 중·만생종을 중심으로 가뭄이 해갈돼 생육이 양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색택도 전년과 비슷하며, 당도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FTA 폐업지원금 영향으로 재배 면적이 급감한 포도의 7월 현재 생육 상황은 당도와 착색이 전년보다 좋으나 생육기 가뭄으로 포도 알 크기가 전년보다 다소 작을 것으로 보인다.

양념채소를 보면 올여름 마늘과 양파의 수입량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입고 가격 상승으로 여름철 양파 가격이 전년과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나 중국산 재배 면적 증가와 현지의 양호한 작황 등으로 수입량도 늘 것으로 보여 상승 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깐마늘의 7~8월 가격은 입고량 증가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중국에서의 마늘 평균 도매가격이 높아 국내 수입량도 전년 대비 감소가 예상됐다.


내년 가뭄·고온 등 대비 조기수확 품종 주목 
6대 과수 벗어나 품목·품종 다변화 모색해야


▲재배 산지에 당부=원예실은 여름철 주요 품목 전망 발표 이후 품목별 관측팀장이 산지에 당부의 말도 전했다.

송성환 양념채소관측팀장은 “내년도는 올해와 반대로 양파는 늘고 마늘은 줄어드는 쪽으로 재배 의향이 나오고 있다. 파종에 들어가기 전에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또 내년에도 가뭄이나 고온 등 기상여건이 좋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수확을 당겨서 할 수 있는 품종에 대한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노호영 엽근채소관측팀장은 “배추와 무의 경우 투기성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없지 않고, 이에 재배 면적 증감 폭도 유독 크게 발생하는데 적정 면적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평년이나 전년 대비 증감 폭이 크지 않게 꾸준히 재배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박미성 과일과채관측팀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수입과일 수입량이 늘고 있고 품목과 품종도 다양해지고 있는데 우리도 6대 과수 위주의 생산에서 벗어나 품목이나 품종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소비트렌드에 맞는 품목과 품종으로의 변화가 요구된다”며 “단기적으론 일부 숙기를 당겨서 출하하는 경향이 있는데 미숙과가 발생해 소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적기에 완숙과를 수확하는 것이 결국에는 농가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제언했다.

한편 농경연 농업관측본부는 오는 18일 제주를 시작으로 7월 말 전남, 8월 중순 경남·북 등 파종을 앞둔 주요 채소류 산지에서 미니 전망대회를 개최해 다음 작기 재배 의향 등을 알릴 계획이다.

김성우 원예실장은 “주산지에서 미니 전망대회를 열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산지와 언론과의 접촉을 늘려 관측 정보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와 함께 과일 소비트렌드 변화와 건고추 산업 방향 등 작목별 산업에 대한 연구과제도 진행하고 있다”며 “산지에서도 새로운 작기에 들어가기 전이나 산업의 방향성을 알고 싶을 때 농업관측본부 자료를 많이 활용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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