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태국산 계란 샘플 130kg이 수입된 가운데 본격적인 국내 유통은 빠르면 이달 말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보다 3000원 싸지만
소비자 위생 등 불신 높아
식당·난가공업체 위주 판매


미국산 계란에 이어 태국산 계란이 수입돼 빠르면 이달 말부터 식자재와 소매시장에서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태국산 계란 130kg(약 2000개)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수입됐다. 이는 품질 및 위생 검사를 위한 샘플로, 시중에는 판매하지 않는 물량이다.

업계에서는 태국산 계란이 빠르면 이달 말에 유통될 것으로 내다봤다. 품질 및 위생 검사에 7일에서 10일가량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특히 태국산 계란이 처음 수입됐기 때문에 보다 꼼꼼한 검사 진행되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태국산 계란을 수입한 업체들에 따르면 태국에서 수입하는 물량은 매주 700만개가량이다. 국내 1일 계란 소비량인 3000만개와 비교하면 많은 양은 아니라는 것이 계란 수입 업체들의 설명이다.

계란 수입 업체들은 태국산 계란을 식자재 및 난가공업체에게는 한 판(30알)당 5500원 선에, 소비자에게는 6000~6500원의 판매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산 계란 가격에 비해 3000원가량 저렴하지만, 소비자의 구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겨울 미국산 계란 수입 때처럼 소비자들이 수입산에 대한 거부감 발생 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계란 수입 업체들은 상당수 물량을 식당이나 난가공업체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계란 수입 업체 관계자는 “미국산과는 달리 국내와 똑같은 갈색 계란을 수입하지만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이 수입산 계란에 대해 거부감과 위생에 대한 불신이 많은 상황”이라며 “소비자보다는 식당이나 난가공업체 위주로 태국산 계란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향후 태국산 계란의 수입에는 ‘가격과 품질’이라는 변수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에서는 태국 계란의 산지가격이 한 알당 70원으로 저렴하다는 설명을 했지만, 최근 국내 바이어들이 태국 내에서 거래를 시작하며 태국 계란 산지가격이 한 알당 140원까지 상승했다는 것이 수입 업체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태국 계란의 산지가격이 더 인상될 경우 가격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반응이다.

이와 함께 여름철 고온의 날씨에 따른 계란의 선도 저하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태국에서 해상운송을 할 때 8°C에서 냉장 유통을 하지만, 국내에 도착했을 때 유통 과정에서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선도가 낮아지는 등 품질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형유통업체에서도 태국산 계란 판매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계란 수입 업체 관계자는 “국내 대형유통업체들과 태국산 계란 판매를 논의했지만, 품질저하에 대한 문제와 소비자 인식 등을 우려해 거래를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식당이나 난가공업체, 소비자의 반응을 지켜본 후 태국산 계란 수입량을 조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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