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부터 추진된 가락시장 수박 팰릿 출하가 고품질의 수박 정착에 기여했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경매 물량 감소라는 측면이 공존하고 있다. 사진은 팰릿으로 출하된 수박 경매 장면.

가락시장의 수박 팰릿 출하가 1년을 맞았다. 지난해 5월부터 가락시장에 반입되는 수박은 산지 선별을 거쳐 팰릿 출하가 돼야 하역과 경매가 실시됐다. 가락시장 물류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수박 팰릿 출하 1년을 돌아본다.

사전 선별로 등외품 반입 안돼 
1통당 출하자 수취가 34% 인상 
차량대기시간 24시간→30분으로

선별장 이용 등 비용 가중
소규모 농가는 출하처 옮겨
도매법인 “순수 경매물량 감소”


▲고품위 수박 정착에는 긍정적=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해 5월부터 가락시장의 낙후된 수박 물류체계 개선과 상품성 및 출하자 수취가격 향상을 목표로 여름 수박의 산지선별 및 팰릿 출하를 실시했다. 이는 가락시장에 반입되는 수박이 여름철 성수기에 집중되고 있지만 산지 선별이 되지 않은 상태로 출하돼 반입일로부터 1~2일 대기후 선별 경매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선별 대기로 인한 시장내 혼잡은 물론 하역인력의 고령화로 선별작업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을 개선하자는 취지에서다.

서울시공사 측은 수박 팰릿 출하를 추진한 결과 인근시장인 구리시장에 비해 수박 1통당 출하자 수취가격이 34% 인상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차량 대기시간도 평균 24시간에서 30분으로 크게 단축됐으며 경매 공간의 활용도 역시 30%가 높아졌다는 것.

이러한 결과에 수박을 취급하는 가락시장 도매법인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특히 산지나 선별장을 통해 선별을 하다 보니 등외품 반입이 되지 않아 경매가격이 오른 것은 맞다는 것이다. 가락시장의 고품질 수박 반입 정착에 팰릿 출하가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이러한 결과에는 서울시공사의 노력과 함께 도매법인들의 역할도 큰 기여를 했다. 도매법인들은 팰릿 출하가 어려운 소규모 농가들을 위해 지방에 산지 선별장을 별도로 가동하는 등 팰릿 출하를 위한 산지 선별에 힘을 보탰다.

가락시장의 한 도매법인 관계자는 “산지 선별장을 두고 선별을 통해 출하가 되다 보니 등외품은 가락시장에 반입되지 않는다. 팰릿 출하가 가락시장에 고품질 수박 출하가 정착되는 데에는 기여를 했다”며 “최근에는 우든 칼라 형태의 출하에서 옥타곤 박스 형태로 많은 부분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매 물량은 다소 감소=수박 팰릿 출하가 고품질 정착에는 기여했지만 반면 경매 물량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울시공사는 팰릿 출하 전에 비해 가락시장 도매법인의 수박 취급 물량은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도매법인들은 순수 경매 물량은 확연히 줄었다는 입장이다.

도매법인들은 “서울시공사가 집계하는 물량은 경매 물량과 정가·수의매매 물량을 모두 합한 것이지 경매 물량만 놓고 보면 팰릿 출하 전에 비해 줄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물량에는 등외품 물량이 인근 강서시장이나 구리시장으로 빠진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락시장의 또 다른 도매법인 관계자는 “가락시장으로 반입되는 경매 물량은 확연히 줄었다”며 “팰릿 출하를 위해서는 선별장을 이용하게 된다. 이 경우 물류비나 인건비 등이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에 소규모 농가들은 팰릿 출하를 하지 않아도 되는 다른 시장(강서시장, 구리시장)으로 물건을 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덕인 서울시공사 유통물류팀장은 “가락시장의 수박 출하량은 그동안 포화상태였다. 그러면서 시장 혼잡도가 커졌다”며 “현대화사업 완료 전까지는 사실 물량을 더 늘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인근 강서시장은 수박 팰릿 출하는 올해도 협의를 했지만 여의치 않은 부분이 있어서 내년에 또 협의를 진행하는 등 수박 팰릿 출하 적용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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