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과일 급식 확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과일업계에선 환영의 목소리를 내비치고 있다. 다만 고품위 위주의 국산 과일 제공, 적용 대상 확대 등의 다양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농가 환영 속 자칫 저가에만 초점 맞추다 ‘맛없다’ 인식 우려
수박·참외·토마토 등 과채류도 포함 연중 공급체계 마련 여론


교육부는 지난 4일 국정자문기획위원회 등에 우유와 더불어 학교에서의 과일급식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농민들과 학부모들에게 학교급식과 공공급식에 과일을 간식으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과일업계에선 침체돼 있던 과일 소비 확대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과일 소비가 가정용 위주로 이뤄졌는데 이를 급식 시장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양 시장이 동반 상승효과를 도모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과일업계 관계자들은 과일급식 확대가 실제 과일농가 등 과일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추진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고품위 위주의 과일이 공급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다. 자칫 저가 위주의 과일 물량이 공급되면 소비력이 감소해 가정용 소비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락시장의 이영신 중앙청과 전무이사는 “과일급식을 확대한다는 것에 대해 과일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환영하고 소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제한 뒤 “다만 저가 위주의 과일을 공급하면 아이들에게 과일이 맛이 없다는 인식을 불러올 수 있고, 결국엔 주요 소비처인 가정용 소비도 둔화될 수 있다. 취지에 맞게 제대로 과일급식이 운영되기 위해선 고품위 위주의 과일이 급식에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박, 참외, 토마토 등 과채류와 엮어 연중 공급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는 국산 위주의 과일·과채 급식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와도 연계돼 있다.

박연순 한국과수농협연합회 상무는 “수박, 참외, 토마토, 멜론 등 과채류와 함께하면 연중 국산 과일·과채를 급식에 공급할 수 있다”며 “또 제철 과일 위주로 급식이 이뤄지면 아이들에게 양질의 먹거리 제공을 넘어 자연학습 등 학습 분야와도 연결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국산 과일 급식 제공은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일 산지에서도 여러 제언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학교급식을 넘어 군대와 노인 등 급식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김용근 대구경북능금농협 안동유통센터 소장은 “사과를 예로 들자면 사과를 자주 섭취하면 성장에도 도움이 되고, 당산비가 적합해 다이어트에도 효능이 있다”며 “이런 다양한 국내산 과일의 효능을 알려나가면 장기적으로도 국산 과일 소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과일 학교급식 확대 추진을 시작점으로 노인이나 군대 급식 등에도 과일 급식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는 노인과 군인의 복지 정책과도 맞닿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인당 연간 과일 소비량은 2000년 58.4kg에서 2015년 66.7kg으로 증가하다 지난해는 생산량 감소로 63.6kg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2000년도보다 소비가 늘었다 해도 수입과일 증가량도 폭발적이어서 국산 과일 소비는 오히려 줄어들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7대 과채류 1인당 연간 소비량은 2005년 56.5kg을 정점으로 하락해 2016년엔 40.3kg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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