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생산농가, 가락시장 중도매인·위성곤 의원 등 방문 
“생산자 고려하지 않고 상장예외 지정 강행” 부당함 알려


서울 가락시장의 수입 당근 상장예외품목 지정으로 당근 생산 농가들이 전방위로 제도 시행의 부당함을 알리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수입 당근 상장예외지정으로 국내산 당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경우 상장예외지정을 재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주당근연합회 소속 농가들과 구좌농협은 지난 5월 26일 가락시장 중도매인들을 만나 수입 당근 상장예외품목 지정의 부당함을 알렸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수입 당근의 상장예외품목 지정은 생산자들의 입장을 한 번도 고려하지 않고 강행됐다. 생산자들을 생각했다면 현지를 방문해 설명이나 의견을 구했을 것인데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며 “생산자들이 반발을 하니까 그제야 설명을 하는 것은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 참석자는 “중도매인들이 상장예외로 거래되는 수입 당근은 국내 당근에 영향이 없다고 하는데 그건 말이 안 된다”며 “수입 당근과 줄곧 비교되는 것이 국내산 세척 당근이다. 따라서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 5월 30일에는 제주당근연합회와 구좌농협이 국회 위성곤 더불어민주당(제주 서귀포) 의원을 방문해 농가들의 어려움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관계자는 제외됐으며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들이 참석해 의견을 들었다.

이날 회의에서도 지난 중도매인과의 만남에서와 같이 당근 생산 농가들은 수입 당근 상장예외품목 지정을 강하게 반대했다. 이에 서울시공사 측은 유통주체의 공정한 경쟁을 통한 가격경쟁 확보 측면에서 상장예외품목 지정의 당위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서울시공사는 수입 당근 상장예외품목 지정이 국내 당근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면 상장예외품목 지정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수입 당근으로 인해 국내 당근 가격에 영향을 주는 상황을 모니터링해 국내산 가격에 영향을 줄 경우 상장예외품목 지정을 재고하겠다는 의미다.

강성수 서울시공사 농산팀장은 “농촌경제연구원이나 저희의 자체 조사에서도 수입 당근이 국내산 당근 가격에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생산자들이 우려를 하고 있어서 협의를 한 결과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참석자들은 오는 8월까지 도매법인 및 중도매인과 제주산 세척 당근의 가격 지지를 위한 정책협약을 체결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책협약은 지난 2014년에도 시행을 했던 것으로 도매법인이나 중도매인이 국내산 당근을 우선 취급하고, 수입 당근의 판매를 지양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는 생산자들의 희생이 다소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입 당근의 판매를 지양하려는 명분의 하나로 수입 당근의 시세에 비해 다소 낮은 가격에 도매시장으로 출하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구좌농협의 한 관계자는 “걱정스러운 부분은 수입 당근이 상장예외품목으로 지정돼 수입되면 가격의 투명성이 없어질 것이고 가격 결정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럴 경우 정책협약을 통해 출하하는 국내산 당근 가격의 시세가 너무 낮지 않겠느냐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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