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친환경 농산물 유통 구심점돼야"

국내 친환경농업 발전을 위해 전국의 각지의 지역농협 조합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농협중앙회와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회장 고삼농협 조현선 조합장)는 점차 확산되고 있는 국내 친환경농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보다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키 위해 친환경농업협의회 회원조합장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2일 이틀간 강원도 속초시 농협연수원에서 ‘친환경농업발전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발표된 기조발표 및 주제발표 사례발표 등을 요약해 게재한다.

◇기조발표/친환경농산물 유통활성화 방안-박영범 대표 (주)지역농업네트워크/ "농협사업시스템 구축 서둘러야"환경보전과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증대와 정부의 친환경농업육성정책 추진 결과 친환경농산물 생산 규모는 지난 2000년 3만5000톤에서 2001년 8만7000톤, 2002년 20만톤, 지난해는 36만5000톤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친환경농산물의 급격한 시장 확대 속에 친환경농산물의 유통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친환경농산물 판매 규모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약3900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채소류와 곡류가 주를 이루고 있다. 대부분의 친환경농산물은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바로 연결되는 직거래와 생산자로부터 농협이나 단체 등을 통해 소비자로 연결되는 방식, 또는 전문 유통업체가 백화점이나 소매점에 공급하는 등의 유통 경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친환경농산물 물류 상황은 체계적이지 못하고 비효율적인 운영방안과 수요 팽창에 따른 산지 분할구도는 친환경농산물 유통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친환경농산물의 원활하고 효율적인 수집 및 물류비 절감에 따른 적정 가격 형성 등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친환경농산물 유통활성화를 위한 농협사업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산지와 중앙회의 역할 분담을 통해 산지에서는 품목협의회를 구성, 조합 계약재배 지도 업무를 강화하고 유통활성화 사업 자금 지원, 공동계산제 도입과 계약 전량 책임 유통, 산지APC 시설 운영 등을 도입해 물류시설 계열화를 추진하는 한편 중앙회는 물류센터 중심의 시설 계열화 및 품목별협의회 기능 강화, 산지 생산과 품질관리, 마케팅 등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팀을 확대해야 한다.<주제1>친환경농업 육성-유기비료 9년간 5130억 지원, 4대강 중심 친환경지구 조성정부는 향후 10년까지 친환경인증농산물 생산량을 현행 2%에서 10%로 확대한다는 목표로 체계적인 친환경농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13년까지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을 40%까지 감축하기 위해 내년부터 화학비료의 차손보조를 완전히 중단하고 대신 유기질비료 보조를 내년부터 향후 9년동안 총 5130억원을 확대한다. 또한 축산의 환경오염을 줄일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개발, 중장기적으로는 지역별 축산분뇨 배출총량 통제를 추진하고 단기적으로는 축산등록제 등을 도입한다. ‘지역특화발전특구’ 제도와 연계해 수계변, 새만금 상류지역, 습지주변 등 4대강을 중심으로 광역단위의 친환경농업지구를 조성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친환경직불제의 대상을 친환경농산물 인증농가 중심에서 저투입농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밖에 친환경농업 우수 추진 시·군에 대해 친환경농업대상 및 시상금을 수여해 자치단체의 경쟁 및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농경지의 환경민감도 등급구분 등의 농업환경 관련 사항의 D/B구축으로 친환경농업정책 결정 기초로 활용할 계획이다. /정황근 농림부친환경농업정책과장<주제2>환경농업단체와 농협 협력-농협 수매로 안정적 생산 독려, 지역농협도 판매장 마련 기대지난 1989년 4월 호저소협으로 출발한 원주생협은 지난 2001년부터 원주농협과 친환경농업 벼 위탁수매 방식으로 협력사업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첫해에는 4억으로 시작해 올해는 6억원 규모의 친환경 벼 수매 계약을 맺었다. 현재 원주생협과 원주농협과의 벼 수매 방식은 먼저 농협에서 생협 조합원의 벼를 수매하고 수매권은 원주농협이, 판매권은 원주생협이 확보하고 있다. 원주생협이 벼를 도정해 판매하면서 수매대금의 연리 6%를 농협에 수매이자로 지급하고 매달 판매분에 대해 원금을 상환하는 방법을 4년간 지속하고 있으며 위탁수매액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같은 방법은 농협의 수매자금으로 서로의 조합원이 안정적인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독려하고 보장하는 장점이 있다. 지역농협과 친환경농업단체들이 다양한 사업을 통해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생명운동을 지속적인 사업을 위해 적극 추진해야 한다. 친환경농산물은 경제사업에 있어 다양하게 연대사업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신용사업 이외에도 지역농협의 매장에 친환경농산물코너에 생산자단체 명의의 판매대를 마련해 더욱 적극적인 방식으로 소비자 근접형 판매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노윤배 원주생활협동조합 부장<사례발표>공동계산제 도입…생산·판매 안정▲친환경농산물 지역 거점조직의 형성=기계농협은 거래처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납품요구에 의해 지난 2001년부터 공동계산제를 시행, 산지 거점화를 추진하게 됐으며 지금은 안정적인 정착이 이뤄진 상황이다. 공동계산제를 통해 농민은 생산, 농협은 판매라는 산지의 기능이 확립됨은 물론 판매 물량을 규모화함에 따른 시장교섭력이 강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아울러 적정 수수료를 받게 됨으로 인해 인력과 시설, 상품화 등에 재투자를 원활히 하게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기타 기존에 유통과 관련된 비용이 과도하게 투입되는 문제점이 개선되면서 물류비, 마케팅관련비용 등이 확보됐다. 향후 기계농협은 취급물량을 대형화해 유통업체의 시장지배력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며 선별능력확대, 품질관리, 포장개발로 청초롬 브랜드 시장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이상협 기계농협조합장 유통 과정중 상품성 유지기술 개발▲친환경농산물 상품 개발 및 마케팅=대부분의 농산물은 수확에서부터 수송-보관-포장-출하의 과정을 거쳐 최송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고 있는데 특성상 유통과정에서 상품성이 쉽게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특히 친환경농산물의 상품화는 생산에서부터 저장, 포장 유통이 여타 채소에 비해 어렵고 경제성이 약하게 때문에 농업인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에 본 조합은 친환경농산물의 선도 유지 및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신선편이 사업장을 이용한 세척 소포장 및 슬라이스 포장을 실시, 생산농민에게는 안정적인 소득보장을 하고 소비자에게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친환경농산물 품평회에 참여함으로서 조합원들에게 친환경농산물 생산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소비자들에게도 대관령원예농협에서 공급하는 농산물들의 인지도를 높여나가는 전략을 실시하고 있다./박병승 대관령원예농협조합장쌀겨농법으로 유기농 쌀 품질 제고▲친환경농업 육성사례=해마다 우수 친환경농산물 품평회에서 대상을 거머쥐고 있는 오창농협은 유기농 쌀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데 쌀겨 농법을 이용해 고품질 유기농 쌀을 생산하고 있다. 쌀겨농법은 미생물이 풍부해져 토양개량 효과 및 지력 증진에 효과적이며 쌀겨의 풍부한 영양분이 쌀에 그대로 전해져 식미가 좋아지는 특징이 있다. 오창농협은 이처럼 고품질 쌀 생산을 기본으로 하고 판매를 위해 상품전략, 가격전략, 유통전략, 판매촉진전략 등 통상4요소를 조합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다. 특히 생산자 및 유통업자를 대상으로 친환경교육을 강화하고 친환경농산물의 브랜드화를 적극 확대함으로서 마케팅 효과를 높인다. 아울러 산지 생산자를 지역적 연합형태로 규모화하고 친환경농산물만을 집중할 수 있는 산지유통시설(APC)의 확충을 통해 유통의 체질개선을 도모하고 있다./김창한 오창농협조합장국내 유기사료 자원개발 선결과제▲유기축산 시범사업=국내 유기축산 생산기반을 조성하고 국제교역 증가에 따른 국내 축산업을 호보하기 위해 농협중앙회에서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부터 중앙회 소속의 안성목장에 유기축산농장을 설치,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전체 사육규모는 한우 50두 젖소 성우 40두, 돼지 모돈 35두, 산란계 2000수, 육계 6000수이며 분뇨처리시설과 배합사료 생산시설이 마련돼 있다. 최근 사료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옥수수나 대두박 등 유기원료을 수입해 원양어분이나 유기농 쌀 부산물 등을 국내에서 조달해 급여할 계획이었으나 GMO 문제로 연기된 상황이다. 국내 유기 축산의 가장 큰 어려움은 유기사료 조달이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생산원가가 과다하게 소요되는 문제가 있다. 향후에는 유기원료의 GMO 비의도적혼입허용치 기준을 설정해 2010년까지 비유기사료를 반추가축은 15%, 비반추가축은 20% 미만으로 급여할 방침이며 국내 유기사료 자원 개발에도 힘쓸 것이다. 그러나 사료의 공동 수급문제나 생산된 축산물 공동판매에 대해서는 관계기관과의 유기적인 사업 연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박제균 농협중앙회 축산연구소 안성목장장친환경농산물 연중생산 소득 제고▲울진군 친환경농업 육성사례=울진군은 친환경인증면적 총 605ha에 전체 농가의 32%인 1905호의 농가가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농업지구조성사업과 무제초제 특수농법 단지, 친환경 들판조성 사업, 맞춤비료 공급 등 다양한 사업 등을 통해 친환경농업 실천 면적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울진군의 친환경농업 육성을 위한 차별화된 추진전략은 우수 친환경농산물의 연중 생산을 통한 고소득 달성, 농색ㆍ생태 관광자원 확보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친환경 시설재배단지 및 친환경 매실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고 유기 육묘장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유기농 연구소를 통한 전문 친환경농업대학 설립 및 유기농테마파크 조성도 추진중이다. 내년 7월22~8월15일까지 ‘친환경농업! 인간을 지키는 생명산업’이라는 주제로 25일간 개최되는 2005울진세계친환경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현재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김진구 경북 울진군청 친환경농업과장 <종합토론>-친환경 유통 인증제 검토ㆍ농협, 산지거점화 추진을기조발표 및 주제발표, 우수 친환경농업 사례발표가 이어진 가운데 끝으로 친환경농업 전문가 8명이 참여, 국내 친환경농업이 갖고 있는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는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환경농업단체연합회 최동근 사무국장은 “국내에서 친환경농업의 도입되기 시작할 때만해도 종교적인 신념이나 생산자 개인의 확고한 의지로 실천하는 농가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사실상 대부분이 경제적 이익 추구를 위해 친환경농업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친환경농업에 대한 본질적인 취지와 목적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일침했다.또 다른 토론자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품질관리과 김준규 주사는 “친환경농산물의 소비는 확대되고 있는 반면 아직까지는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이력주적이 명확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데 역부족인 실정”이라며 “특히 운송 및 판매과정에서 친환경 인증 농산물이 일반 농산물과 섞이는 것은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유통인증제의 도입이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특히 대부분의 지역농협 조합장들은 친환경농산물 증가에 따른 유통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농협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산지 거점화를 추진하고 판로 확대에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주)농협유통의 마재량 물류도매부장은 “친환경농산물의 유통 활성화를 위해 향후 농협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전국의 하나로 클럽을 중심으로 친환경농산물 전문 판매대를 확대하고 판촉을 강화하는 등 친환경농산물 소비촉진을 도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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