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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은남 물향기농산 대표 “농업 융복합 사업, 건축법에 발목 잡혀 답답”
   
▲ 여은남 대표가 자신의 표고버섯 하우스에서 수확을 앞둔 버섯을 살펴보고 있다.

경기 오산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여은남 영농조합법인 물향기농산 대표(57)는 요즘 농업의 6차 산업화 실천을 위한 가공·생산·유통시설과 음식·체험장 마련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인들이 농산물 생산·가공·판매·외식·체험·숙박 등을 융·복합 사업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시설은 현행 건축법 규정에 따라 5년 동안 용도변경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규시설은 특례적용 제외 5년간 용도변경 불가
가공·생산유통·시설-음식·체험장 마련 놓고 고민


물향기농산은 2013년 설립 이후 표고버섯을 재배해 관내 관공서나 문화센터 등에서 판매하거나 명절 선물세트 판매에 의존하고 있다. 농장은 대지 4628㎡(1400평)으로165㎡(50평) 하우스 3개동에서 표고버섯을 재배한다. 생산량은 연간 생물 기준 15톤 정도. 

하지만 버섯 생산량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원활한 판매로 이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표고버섯 건조를 통한 유통기한 연장과 가공 및 버섯분말·슬라이스 등 다양한 제품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분말의 경우 고기만두 소로 사용해 비싸게 판매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미 ‘물향기농산 버섯만두’로 상표등록을 마쳤다. 2015년에는 경기도 농업기술원에서 ‘버섯두부’와 ‘버섯소시지’에 대한 기술이전도 완료했다.

이와 함께 인근 유치원, 학교 등과 연계한 체험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일반인들의 방문체험과 음식제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도 얼마든지 가능해 6차 산업 융·복합시설 추진에 나섰다. 여 대표는 “6차 산업 융·복합시설로 지정될 경우 표고버섯 가공·판매는 물론 체험·음식 등을 통해 지역명소로 육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여 대표는 2015년 12월 6차 산업 인증 사업자로 지정받았다. 정부가 규제개혁을 통해 가공에서 생산·판매는 물론 음식·체험·숙박까지 가능토록 제도를 정비한다는 정책에 기대를 모은 것이다. 이같은 농촌융·복합시설은 농식품부가 국토교통부 등의 협의를 거쳐 마련한 ‘농촌융·복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3월 2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현실화에 가까워졌다.

농촌융·복합시설의 경우 농촌에서 생산·가공·직판·외식·체험·숙박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시설입지에 대한 특례를 부여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6차 산업 인증사업자가 설치할 수 있고,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대한 특례 규정 등으로 생산관리지역·보전산지에서의 행위제한을 완화시켰다.

또한 사업을 다각화할 때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주된 인허가에 융·복합시설 사업계획 승인을 포함하고 의제 대상 인허가를 추가하는 등 의제제도를 확대했다. 기존 12개 인허가에서 11개 인허가로 간소화된다. 신규의제 인허가의 경우 식품위생법 제37조에 따른 영업의 허가 또는 신고, 공중위생관리법 제3조에 따른 숙박업의 신고, 관광진흥법 제4조에 따른 야영장업의 등록 등이다.

이와 함께 규제완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원상회복과 사업장 폐쇄 및 행정제재처분 효과 승계 등 사후관리 규정도 마련됐다. 농촌융·복합시설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인증사업자에 대해 인증 승계 시 이를 갱신토록 해 인증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했다. 아울러 소규모 경영체가 안정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소규모 경영체에 대해 정책 사업을 우선 지원할 수 있는 근거조항도 신설했다.

하지만 여 대표는 이같은 법률 개정에도 불구하고 신규 시설을 마련하는 6차 산업 인증사업자는 특례조항을 적용받을 수 없어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한다. 여 대표는 그동안 농장에 생산·가공·판매와 체험·음식을 병행하는 종합시설 신축을 추진해왔다. 

지자체의 ‘창업법’에 따라 농지에 식품제조시설 신축에 나섰으나 가공·생산만 가능해 자진 취소하기를 거듭했다. 특히 현행 건축법으로는 농지에 식품가공시설을 신축할 경우 공장으로 등록된 건축물은 5년 동안 건축물 용도변경이 금지돼 융·복합사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농장부지 내에 가공시설과 음식·체험장을 별도로 마련해도 개별 시설의 건축법 적용에 따라 건축물 용도변경이 금지되는 5년 동안 융·복합 사업을 수행할 수 없는 것이다.

여 사장은 다만, 정부가 9월 2일까지 개정법률 시행을 앞두고 추진하는 세부 운영방안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농식품부가 특례적용 범위와 시설제도 기준 등에 대해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인 것. 여 사장은 “농업 6차 산업인증 사업자에 대한 규제완화 방안이 발표될 때마다 기대를 가졌지만 실제로 실행된 사례는 많지 않다”며 “정부가 이번에는 6차 산업인증 사업자나 사회적 기업 등이 사업을 다각화하고자 할 때 인허가 절차가 제도적으로 간소화되는 것은 물론 실제로 지자체에서도 실행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여 대표는 특히 “이번 ‘농촌융·복합산업 육성지원법’ 개정에 따른 세부 운영방안을 마련할 때 신규 사업자도 가공·생산·판매와 음식·체험·숙박이 가능하도록 조항을 마련해주면 현재 가공·생산시설을 갖추지 않은 기존 6차 산업인증 농업인들의 사업역량 강화는 물론 전반적인 농촌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광운 기자 moon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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