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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정개혁? 과거 농정에 대한 반성이 먼저다김태연 (단국대학교)
   

5월 9일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적폐청산’을 주장해 온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 전반에 걸쳐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국가적으로 시급히 개혁해야 할 많은 분야들이 있겠지만, 선거과정에서 국민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한 농업과 농촌분야에서도 개혁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쌓여있다. 그 동안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는 농정의 개선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서 제시한 공약을 중심으로 새롭게 농정을 개혁하는 논의가 전반적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농정개혁 구체적 논의과정 공개

그런데 과거 몇 번의 정권교체를 거치는 동안 농식품부와 각종 농업관련 단체 그리고 전문가들이 농정개혁에 대응해 왔던 모습들을 되돌아보면 몇 가지 염려되는 점이 있다. 먼저, “농정개혁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라는 인식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농정 공약과 관련해서는 후보자간 또는 정당 간에 치열한 논의가 거의 전개되지 않았다. 농업관련 학회에서도 몇 번의 농정공약 토론회를 개최하였지만 모든 정당에 공통적으로 재원마련 대책에 대한 미흡 등을 지적하는 것 이외에 후보자의 농정철학과 비전에 대한 명확한 차이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는 농민단체나 전문가들이 농업·농촌분야에서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의견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부각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번 대선과정에서도 큰 틀에서 주요 농정개혁 방향이 마치 농업분야에서 합의된 것처럼 보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농정공약을 예로 들면, ‘쌀 목표가격 인상’, ‘공익형 직불제 시행’, ‘친환경 생태농업확대’, ‘농어업회의소 전국 설치’, ‘농협경제사업 활성화 지원’ 등의 정책에 대해서 실제 서로 의견이 대립되는 부분은 그 세부적인 방안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것을 선언적으로 제시하면 정치권에서 모든 농민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한 것으로 인식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는 것이다. 농정개혁에서도 진보와 보수가 어떻게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지를 향후 개혁의 논의과정에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즉, 농정개혁에 대한 의견 대립이 왜 발생하는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주어야 농업과 농촌 그리고 농민의 현실에 대해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평가·반성 제대로 돼야 개혁 가능

다음으로 그 동안 여러 차례의 농정개혁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모습을 보면, 이전 농정에서 잘못된 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장관만 교체되고 새롭게 농정이 수립되는 과정이 반복되었다. 즉, 과거에 대한 반성이 결여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박근혜 정부 초기에도 그 이전 이명박 정부 농정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고, 매년 발표하는 농식품부 업무계획에서도 전년도 정책에 대한 반성이 매우 형식적으로 표명되고 있다. 예를 들면, 2014년 업무계획에서는 ‘획일적인 예산집행’이나 가축질병에 대한 ‘위기관리 미흡’만을 ‘반성’할 점으로 들고 있고, 2015년에는 단지 ‘농정철학 부재에 대한 비판이 있다’라고 간략히 언급하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한 진정한 반성이 없다.

외국의 사례를 잠시 살펴보면, 1997년 영국의 노동당이 18년 만에 정권교체를 하면서 가장 먼저 했던 일은 기존 대처 정권의 수많은 정책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평가 작업을 진행한 것이다. 거의 2년 동안 진행된 이런 평가 작업을 통해서 노동당 정권은 각 사업의 세부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게 되었고 이것이 다양한 정책사업의 개혁으로 연결되었다. 이 과정에서 농정 담당 부서의 명칭을 ‘환경식품농촌부(Department for Environment, Food and Rural Affairs)’로 변경하였는데, 이는 거의 100여 년간 유지해왔던 ‘농업’이라는 단어를 제외시키는 획기적인 변화였다. 영국의 농정개혁이 모든 부분에서 잘 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기존 정책의 잘잘못을 철저히 평가하는 자세는 배워야 할 것 같다.

과거와 다른 혁신적 모습 기대

잘못한 점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제대로 된 개선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모든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알고 있는 너무나 당연한 상식이다. 농업과 농촌을 둘러싼 세계적인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된 과거 10년 동안 거의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우리 농정은 이제라도 제대로 된 개혁을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래서 과거 어느 때 보다도 우리 농정의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어떤 점을 새롭게 개혁해야 하는지, 농정 담당자들이 스스로 밝히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새로운 장관과 함께 새롭게 구성될 농식품부에서는 과거와는 다른 혁신적인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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