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안지역의 봄철 대형 산불 예방과 조기 진화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이 강구되는 가운데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강원 산불 저수지 멀어 헬기이동 20분 이상 걸려
산불 진화·식수공급 용이… 소형 저수지 필요성 대두 


6일 발화돼 9일 진화된 삼척과 강릉의 산불은 강한 바람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총 327ha의 삼림을 태웠다. 이번 산불이 커진 원인은 초속 15미터가 넘는 강풍과 건조한 날씨, 간벌목의 방치 등으로 소방당국은 파악했다. 동해안 봄철은 강풍과 건조함으로 산불이 발생 시 조기 진화에 실패하면 대형 산불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인다.

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번 산불 진화에 투입된 헬기는 대부분 인근 저수지에서 소방용수를 취수했다. 강릉시 장현저수지와 경포저수지에서 주로 취수가 이뤄졌다. 현재 강원도에는 315개의 농업용저수지가 논농사를 중심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삼척 산불 진화에 특히 어려움을 겪은 것도 저수지까지 거리가 멀어 헬기가 한 번 이동하는데 20분 이상 걸렸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는 최근 들어 기후변화로 봄철가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논보다 밭이 많은 강원도의 특성상 산간지방에 소형 저수지 축조가 필요한데, 소형 저수지는 산불 진화와 식수공급에도 유용하기 때문에 그 필요성이 갈수록 늘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강원도 농업이 밭작물과 과수 중심으로 바뀌면서 농업인들의 소형 저수지 축조에 대한 건의도 늘고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저수지가 논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만들어졌다면, 이제는 변화된 환경에서 밭과 식수, 산불진화용 소방 용수, 국민 레저활동 지원 등 다목적저수지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체 강우량 1200mm 중 27% 정도만 저수하고 나머지는 흘려보내 강수량은 넉넉하지만 담는 그릇이 없어 물 부족을 겪는 것으로 분류된다. 

강릉=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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