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9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진행된 사과 촉진을 위한 농산물 상생마케팅 판매 행사. 이 행사는 농협 · 유한양행 · 애경 · 충주시 등이 지원했다.

2016년산 사과 재고가 많을 것이란 올 초 우려와 달리 지난해산 사과 재고가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관련 기관과 산지 관계자들의 노력과 유통업체의 관심, 늘지 못한 수입과일 등 삼박자 이상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당초 설 직후 재고 증가 걱정 
관련기관 발빠른 대처
유통업체 소비촉진행사 덕 
시세 전망도 비교적 양호


2016년산 사과 주 판매기인 지난 설 직후 사과 재고가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적인 소비 침체와 더불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인 설 연휴에 사과 선물세트 판매가 급감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에 설 대목 이후 사과 재고가 많아 자칫 2017년산 햇물량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었다. 2월 당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서도 ‘사과 가격 약세 원인 및 시사점’을 통해 사과 재고량이 증가한 것이 사과 약세의 주 원인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사과 취급 농협과 산지, 도매시장, 관측기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사과 재고 문제가 상당 부분 가신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가락시장의 김용흠 서울청과 경매부장은 “설 이후 재고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양이 많지 않다”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충주농협의 심형섭 과장도 “큰 곳은 아직 재고가 있는지 몰라도 저희(충주농협) 같은 경우는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고 밝혔다.

이런 사과 재고 소진에는 무엇보다 관련 기관과 산지에서의 발 빠른 대응이 한몫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진동일 대구경북능금농협 영주산지유통센터장은 “지난해 재고로 인한 문제가 발생해 올해는 재고를 줄이기 위해 정부 기관과 본소가 소비 촉진 행사를 많이 해 (재고 물량을) 소진하려했고, 특히 저장성이 약한 물량을 저렴한 가격에 빨리 출하해 우리의 경우 당초 우려와 달리 재고로 인한 문제는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사과 저장 물량은 6~7월이면 다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어 2017년산 햇물량에는 재고로 인한 문제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미성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과일·과채 관측팀장도 “지난 2월 조사까지만 해도 재고가 상당 부분 있다고 파악됐는데 이후 정부와 농협 중심으로 사과 소비 촉진 행사 등을 전개한 것이 재고량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유통업체의 적극적인 사과 소비 판촉 행사와 줄어든 수입과일도 사과 재고 소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봄철 주요 수입 과일인 오렌지가 현지 작황 악화로 인해 수입량이 줄어든 것이 사과 등 국내 과일 소비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재고가 줄어들면서 사과 시세도 선전하고 있다. 더욱이 앞으로 시세 전망은 그 이전보다 밝을 것으로 시장에선 전망되고 있다.

김용흠 경매부장은 “사과 저장량이 많이 줄면서 비교적 가격대가 오르고 있다. 설 직후보다 많이 나아졌다”며 “앞으로 새 정부에 대한 기대심리도 있고, 대선기간 하지 못했던 행사도 늘어나면서 아무래도 소비가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보여 사과 소비와 시세에도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조심스레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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