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축산농가들의 어려움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정부가 전국적인 구제역 종식을 선언, 한 시름 놓게 됐지만 축산물 수급 불안과 당면한 축산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산지 한우가격이 사육두수 감소에 따른 쇠고기 공급부족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민간단체가 생우 수입을 강행, 한우 사육 농민들이 생존권 차원에서 이를 저지하고 나섰다. 지난 6일 한우농가 3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생우수입 규탄 및 한우산업 발전 결의대회가 열렸고, 9월초 또 다시 대규모 집회가 예정되어 있다. 낙농업계는 2만톤에 육박하는 분유 재고로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낙농불황 극복을 위해 젖소 도태와 우유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추진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돼지값은 하락세가 본격화되면서 농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고, 육계값도 정부의 수매사업 추진으로 다소 오름세로 반전됐지만 여전히 불안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 수급 불안에 따른 가격하락은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축산물 완전 개방화시대 에 축산물 수급안정을 위한 확실하고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향후 축산농가의 도산은 급속히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축산물 수급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있는 대기업의 축산업 참여 허용은 대단히 잘못된 정책으로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이렇듯 해결해야 할 축산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축산업계에 이를 주도적으로 추진할 구심점이 없다는 점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어떤 현안이 발생할 때 축산인들의 결집된 힘을 모아 이를 해결해 가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축종별 협회가 있어 권익보호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많다. 과거 축협중앙회가 했던 절반만이라도 농협중앙회가 축산현안 해결에 역할을 한다면 축산농가들의 어려움은 덜할 것이다. 농협중앙회가 대한 상공회의소와 우유소비촉진 캠페인 행사를 개최하는 것도 필요할 지 모르지만 축산단체들과 함께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서 조직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 농협중앙회가 구조조정을 추진할 때마다 축산조직만 희생시킨다는 비난을 받는 것도 이런데서 연유한다. 농협중앙회는 쌀 농사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농촌에서 목돈을 만질 수 있는 품목은 축산이라는 현실을 인식하고 협동조합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해야 한다. 축산문제가 더 이상 커져 농민들이 큰 피해를 보기 전에 농협중앙회가 적극 나서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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