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인삼 유통분사를 자회사로 분리한다는 소식이다.인삼 가공설비를 갖춘 괴산의 고려인삼창을 비롯한 유통분사를 7월 자회사로 독립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 인삼사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중앙회 인삼부는 행정지원 업무만 맡고 원료구매에서 가공과 유통 및 수출은 자회사에서 전담하는 구조다. 또한 인삼 전담임원의 역할도 약화돼 다음달 임기만료와 함께 인삼부 외에 두세 개 부를 관장하는 구조로 개편될 전망이다. 이는 2000년 7월 농축인삼협중앙회 통합 당시 법으로 보장된 인삼사업의 독자성과 괴리된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우선 자회사 분리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독자적인 가공·유통사업을 위한 자생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다음은 인삼의 특수성을 인정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다. 경작자들은 인삼부의 업무축소로 부 단위 유지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인삼의 재배기간이 최고 6년이고 경작비용도 많이 드는 만큼 전문관리 차원에서 인삼부의 역할강화를 주장한다. 전담임원의 독자성 인정여부도 주목된다. 물론 조직구성상 임원 한 명이 한 개 부를 맡는데서 오는 비효율성은 문제다. 하지만 인삼 전담임원은 통합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만큼 효율성과 특수성을 함께 추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자회사 분리시 어떤 성향의 경영자가 취임할 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삼과 무관한 인사가 직급을 내세워 ‘낙하산’식으로 임명되면 농협의 인삼사업 활성화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중앙회 인삼사업은 회원조합과의 유기적 협조관계가 중요하다. 지금도 판매장에서 중앙회와 회원조합이 경쟁하는데 자회사로 분리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하지만 ‘정관장’ 브랜드를 내세운 인삼공사가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한 상황에서 생산자 단체간 경쟁은 공멸의 지름길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국내 인삼시장은 소비일반화로 급신장하고 있다. 특수계층 소비에서 벗어나 인삼제품의 다양화와 홍보제고로 대중소비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농협이 계약재배를 도입하고 홍보강화로 소비자 인지도를 제고하면서 수출시장을 확대한 것은 인삼공사의 시장지배체제 견제차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유통자회사가 이같은 역할을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농협은 인삼자회사 분리에 앞서 농가의 경작안정과 수입개방에 대비한 경쟁력 제고방안을 수립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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