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여명 송전탑건설 규탄 대회
15개월된 수소 3일 앓다 죽고
10년간 5마리 이유 없이 폐사
횡성 지역 초고압 송전탑 85기
새발전소 완공 맞춰 더 늘릴 듯
명품한우의 고장 횡성군이 고압 송전탑으로 시름에 잠겨 있다.
지난달 21일 횡성문화예술회관에서 한규호 횡성군수와 송전탑반대추진위원회 등 600여명이 모여 송전탑건설 결사반대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2001년 시작된 송전탑 건설은 현재 횡성군 4개 면 14개 리에 765㎸ 초고압 송전탑 85기가 건설되어있고, 앞으로 또 송전탑이 더 건설될 계획이다.
추진위에 따르면 송전탑은 2021년 완공되는 신한울발전소 3, 4호기가 생산하는 전력을 신울진∼가평으로 수송하는 것으로 구체적인 노선은 내년 초까지 입지선정위원회가 구성된 후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주민과 농업인들의 피해가 그동안 계속됐다. 공근면으로 귀농한 조병길 씨는 평소에도 괴음이 들리다, 흐린 날에는 심하게 크게 들리는 괴음으로 주민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는다고 말했다. 조 씨의 생후 15개월 된 수소도 지난달 말 까닭 없이 쓰러져 3일 정도 먹지를 못하다 끝내 숨졌다. 2년 전에도 20개월짜리 소가 병명을 모른 채 숨진 것을 비롯해 10년 동안 5마리나 폐사했다.
추진위는 고압선 때문이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고압선 주변의 암 발생률이 일반지역보다 40% 정도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간접피해도 주장했다.
송전탑 때문에 땅값이 떨어져 평균적으로 이웃 마을 땅값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한 데다 내놔도 팔리지도 않는 것도 큰 피해다. 추진위에 따르면 ‘송변전시설주변지역지원법상 보상대상이 선로에서 1㎞까지로 제한되다 보니 같은 마을이라도 불과 몇m 차이로 보상을 받는 집과 받지 못하는 집이 갈려 주민 간 반목과 질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횡성군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횡성환경운동연합, 전국송전탑네트워크는 앞으로 초고압 송전탑 건설반대 및 군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하는 등 이번 송전탑 건설계획 백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횡성=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 기자명 백종운 기자
- 승인 2017.04.11 10:05
- 신문 2904호(2017.04.14)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