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시민단체, 수석비서관·대통령 직속 위원회·농어업회의소 설치 등 주문

대의농정·지방분권 등 주목


농민·시민사회단체가 내놓은 제 19대 대선 요구 농정공약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단연 청와대 내 농어업관련 수석비서관의 복원과 심의기능이 있는 대통령 직속 농어업관련 위원회, 그리고 대의농정으로 대변되는 농어업회의소의 설치다. 하나같이 현재의 중앙농정 중심의 농정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장치들로 하나라도 도입이 될 경우 농정시스템의 변화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다른 농정공약 요구사항보다 실행여부가 주목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청와대 농어업관련 수석비서관은 김영삼 정부 농림해양수석실이 마련돼 운영된 후 노무현 정부에서 사라졌다. 당시 최양부 수석이 자리매김을 하면서 ‘개방농정에 대비한 신농정 추진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대통령 자문기구로 농어민단체 등 순수 민간위원들로만 구성된 농어촌발전위원회를 발족시켜 농협개혁을 비롯한 다양한 농업부문 개혁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20여년전의 일로 이후 지속적으로 가속화된 개방화로 인해 피폐해진 현재의 농업·농촌·농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차기 정부 청와대에는 이 문제를 전담할 수석비서관이 복원돼야 한다는 게 농업계의 강한 요구다.

청와대 농어업관련 수석비서관이 아니라면 심의기능이 있는 대통령직속의 농어업관련 위원회를 둬야 한다는 요구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직속의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가 꾸려져 부총리급 위원장이 농업현안을 다뤘지만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농정공약으로 요구되고 있는 대표적인 예가 국민행복농정연대가 공약사항으로 요구하고 있는 국민행복농정위원회다. 국민행복농정위원회는 국가의 정책패러다임을 경쟁이 아닌 국민총행복으로 전환하고, 이 시작점을 농업·농촌·농민에서 찾자는 데서 출발한다. 국민의 휴식과 안식처, 그리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농촌·농민이 국민행복을 위한 토대가 되도록 하고, 국민과 환경, 문화, 지역개발 등의 정책을 조율하기 위해 가칭 국민행복농정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 관련분야 정부부처장을 참석하도록 해 이를 조정·심의·집행·점검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농어업회의소의 개설은 중앙 획일적인 농정에서 벗어나 지방특색과 현장 농업인의 필요에 따른 농업정책 입안이라는 대의농정과 자치농정의 실현에 기초하고 있다. 관련법률안인 농어업회의소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인 가운데 기초·광역·중앙단위의 농어업회의소를 설립하고, 기초농어업회의소는 기초지지체와 광역은 광역시도와, 중앙은 중앙농정부처와의 의견조율을 통해 현장 민의가 반영된 농업정책을 수립하자는 것이 골자다.

한 농업정책 전문가는 “현재의 농정시스템이 마련된 것이 20년이 넘은 상황이고, 시대적 변화에 따라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대의농정과 지방분권 차원에서 농어업회의소 설립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그간 홀대받은 농업·농촌·농민을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농업·농촌의 가치를 알려나가는 한편,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와 다원적 기능 확대 측면에서 수석비서관실이나 대통령 직속의 위원회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공약을 진단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