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농업기계 확산 페스티벌이 지난달 22~23일 농촌진흥청에서 개최됐다.

농촌고령화가 심각한 가운데 밭농업기계화율 제고를 위해서는 파종·정식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기계개발과 함께 개발된 기계의 보급을 위한 교육 강화 및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1년까지 밭농업 기계화율 65%로 제고 계획
개발에만 편중…표준재배양식 마련·교육 강화를 


농촌진흥청과 한국농업기계학회, 한국정밀농업학회는 지난달 22~23일 농촌진흥청 농촌인적자원개발센터에서 밭농업기계 확산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페스티벌 기간에는 ‘밭농업기계 확산 방안 세미나’와 함께 170여종의 밭농업기계 전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정황근 농촌진흥청장은 “논농업에 있어 기계화율이 98%에 달하지만 밭농업 기계화율은 58%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농진청은 밭농업에 필요한 노동력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파종, 정식, 수확기계를 중점적으로 연구개발 중에 있으며, 작물별, 재배양식별 표준화와 기계화에 따른 품종개발과 현장보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런 노력을 기반으로 2021년까지 밭농업기계화율을 65%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김신길 한국농업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역시 “밭농업의 경우 다양한 대상작물과 지역별 재배작업의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기계화율이 50%대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고령농과 여성농민에 의존하는 추세여서 밭농업용 농기계의 개발과 보급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세미나에 따르면 밭농업기계화율은 2015년 기준 58.3% 수준이며, 경운정지나 방제작업은 논농업기계를 활용하기 때문에 99.9% 기계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파종·정식작업은 8.9%에 불과하고, 수확작업은 23.9%로 기계화가 미흡한 수준이다.

최승묵 농림축산식품부 사무관은 밭농업기계화의 문제점으로 “밭의 경지정리 저조 등으로 기계화에 한계가 있고, 지역별, 작물별 재배양식이 다르며 논농사에 비해 고정밀,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전하고, “기계화율이 낮은 파종, 이식 및 수확작업 기계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농기계 진출입로 정비, 밭 경지 정리 등 기계화 촉진 인프라를 조성하고, 일관기계화를 위한 맞춤형 재배양식도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1년까지 밭농업기계화율을 65%까지 올리겠다는 것이다.

패널토론에서는 밭농업기계화율 제고를 위해 개발과 보급을 위한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승철 청주시농업기술센터 과장은 “농기계임대사업소를 중심으로 신기종을 빠르게 보급하고, 교육하는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대철 전북대 교수는 “농기계연구도 복고풍처럼 유행을 타는데, 10년 전, 20년 전에도 이런 분위기가 있었고, 어느 정도 하다가 시들해질 우려가 있다”며 “농가고령화가 심화되면서 향후 10년 내에 기계화가 되지 않은 작목을 재배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대철 교수는 “밭농업기계화가 20%수준이면 몰라도 현 상황에서 10~15%를 더 올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며 “정책협의회 등을 만들어서 어떤 기계를 어떻게 개발하고 보급할 것인지 등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일본의 경우에도 정식기가 많이 보급된 것은 정부차원의 개발, 보급에 대한 지원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경수 한국농업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는 “밭농업기계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발과 보급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는 개발에 편중된 측면이 있다”며 보급과 관련된 정책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그는 “밭농업기계화 촉진에서 필요한 것은 이식, 파종, 수확 등 2~3개 분야인데, 이 시장을 외국산이 장악하고 있어 이대로 방치하면 국산농기계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며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 산업계의 반성도 필요하며 농기계업계가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주 전국농기계교관협의회장(평창군농업기술센터 농기계담당교관)은 “감자를 재배하더라도 강원도이냐 제주도이냐에 따라 재배양식이 다르며, 고정관념이 있어서 잘 바꾸지 않는다”며 “밭작물의 기계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든 작물에 대한 표준재배양식을 만들고, 작물별 영농교육을 통해 농민들의 고정관념을 바꿔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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