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개방과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농업·농촌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수출농업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내며 그 파고를 슬기롭게 극복해가는 지자체가 있다. 우리나라 신선농산물 수출 제1의 도시 진주시다. 민선 5·6기 진주시정을 이끌면서 왕성한 해외수출시장 개척활동, 수출농단 활성화, 국제농식품박람회를 통한 농업의 과학화·산업화 등에 앞장서고 있는 이창희 진주시장과 윤주이 본보 대표이사가 봄의 길목인 지난 17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 시장은 “세계인의 식탁을 신선한 진주농산물로 채우고 싶다”면서 “우수한 품질과 안전성 확보, 탄탄한 수출실적 증가로 한국농업의 밝은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중동·서남아시아, 북미시장까지
무역사절단·시장개척단 진두지휘
지난해 캄보디아·미얀마·하와이 등
1125만달러 수출거래의향서 체결

15개 수출농단, 530여 농가 참여
지난 1995년 수출 시작한 이후
제1의 신선농산물 수출도시 명성

신선농산물 수출기반 확대에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 큰 몫
농촌체험프로그램 늘려 소비자 호평


-올해 가장 먼저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성과는?

“지난 2월 15일부터 27일까지 중동 및 서남아시아 지역에 종합무역사절단을, 북미에 농산물시장개척단을 이끌고 가서 2017년 지자체 중 가장 먼저 해외시장 개척활동을 펼쳤다.

진주지역 13개 수출농협이 주축이 된 시장개척단이 딸기, 파프리카 등 신선농산물 400만 달러어치 북미 수출협약 체결을 성사시키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일궈냈다.

미국 LA에서 한남체인사와 진양수출단지가 멜론 30만 달러, 수곡·북부수출단지가 딸기 70만 달러, 금곡·원예수출단지가 새송이버섯 70만 달러로 총 3개 품목 170만 달러의 신선농산물 수출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캐나다 밴쿠버에서 하이마트를 운영하는 서울트레이딩사와 수출상담을 진행해 금곡농협수출단지가 새송이버섯 40만 달러, 대곡농협수출단지가 파프리카 30만 달러, 중부농협수출단지가 멜론 30만 달러, 수곡농협수출단지가 딸기 80만 달러, 남부농협수출단지가 단감 50만 달러로 총 230만 달러의 수출협약을 체결했다.

진주시종합무역사절단을 이끌고 서남아시아와 중동지역도 방문했다.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와 경남무역의 협조 속에 사전 시장성조사 등을 거쳐 기계류, 실크, 신선농산물, 바이오제품 등을 생산하는 16개의 업체가 참가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A마트 등 32개 계열사를 운영하는 BG그룹과 진주원예농협 간에 신선농산물 수출업무 협약을 이끌어 냈다. 두바이에 진출한 할랄 배에 이어 단감, 파프리카, 딸기 등의 신선농산물 수출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물꼬를 트게 됐다.

파키스탄과 같이 외교부가 교민들에게 철수를 권고하는 지역도 가능성을 면밀히 타진해 찾아갔다. 다소 위험한 곳에서 돈이 벌리곤 한다. 진주 농산물이 수출될 만한 곳이 있다면 세계 어디든지 찾아가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새로운 수출활로를 개척하겠다.”

-지난해에도 해외시장 개척활동이 활발했나?

“진주시 관계공무원, 농협, 수출업체 등으로 구성된 해외시장개척단이 수출시장 다변화를 주도해왔다. 지난해 4회에 걸쳐 캄보디아, 미얀마, 하와이 등지에서 진주농산물 홍보 및 마케팅을 추진해 1125만 달러의 수출거래의향서 체결을 견인했다.

10월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식품박람회에서 단감 외 4개 품목에 45만 달러, 11월 미얀마 양곤 국제식품박람회에서 딸기 외 5개 품목에 60만 달러, 12월 미국 하와이에서 4개 품목 320만 달러의 수출거래의향서를 체결했다. 이로써 일본시장에서 벗어나 동남아, 유럽, 미주 등 20여개 나라에 진주시 신선농산물을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세계 최초로 신선농산물인 진주배가 아랍에미리트(UAE) 표준측량청(ESMA)의 까다롭고 엄격한 할랄인증을 받아 두바이로 지난해 첫 수출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중동 사람들은 진주배에 호평을 쏟아냈다. 다만 그들은 과일을 과도로 깎아먹는 것에 서툴기 때문에, 껍질을 손쉽게 벗길 수 있는 칼을 동봉해 판매토록 했다. 공급자 입장이 아니라, 수요자인 소비자 입장을 최대한 배려하도록 주문했다. 최근 유망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18억 이슬람 시장 진출을 위한 필수요건인 할랄인증을 받은 진주배가 농산물 수출의 새로운 활로가 되리라 기대한다.”

 

-신선농산물 수출 얼마나 늘어났나?

“진주시는 1995년 신선농산물 수출을 시작한 이후 수출농업 육성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민선 5기인 2011년 신선농산물 수출 3000만 달러 진입을 이뤄냈고, 세계경기 침체와 FTA 확대 등으로 인한 한국농업 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일구어가고 있다. 이에 그동안 지자체 농산물 수출시책 평가에서 최우수 10회, 우수 5회를 수상했다.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신선농산물 수출은 지난해 3870만 달러의 실적을 거두며 전국 제1의 신선농산물 수출도시로서 명성을 이어갔다. 가공농산물 479만 달러, 임·수산물 181만 달러까지 합하면 총 4530만 달러로 당초 농수산식품 수출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6년 수출실적 자료와 비교해 보면 진주시 신선농산물 수출주력 품목인 채소류 중 딸기의 수출액은 2457만 달러로 전국 딸기 수출액의 무려 76%나 차지했다. 파프리카도 1003만 달러로 전국 수출액의 11%를 책임졌다.

2012년 하반기부터 불어 닥친 엔화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출농산물의 채산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수출농업 경쟁력 제고, 품질의 고급화와 안전성 강화, 신시장 개척 등 진주시와 수출농가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이뤄 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수출농업 육성 정책이 외화 획득뿐만 아니라, 국내 농산물의 공급량 조절 및 가격 안정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나 큰 보람을 느낀다.”

-농산물 수출기반 어떻게 다지고 있나?

“진주시에는 15개 수출농단을 중심으로 530여 수출농가가 500ha에서 수출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환율 하락과 농자재 가격 상승, 난방비 부담 가중, 노후화된 시설 등 제반여건이 농산물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진주시는 지난해 수출농산물 국제경쟁력 제고 및 수출농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총 20개 사업에 걸쳐 146억원을 지원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농산물전문생산단지 육성사업으로 생산시설 현대화, 수출작물 품질개선 등 안정적 수출기반 구축에 힘써왔다. 또한 시 자체적으로 농약잔류검사실을 운영해 신선농산물 안전성 및 신뢰도 확보에 적극 대처했다.

그 결과 진주시 농산물전문생산단지는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전국 148개 농산물전문생산단지 중에서 중부수출농단 등 8개 수출단지가 최우수, 대곡수출농단 등 6개 단지가 우수 농산물전문생산단지로 선정될 정도로 전국 최고의 신선농산물 수출농업단지를 확보하게 됐다.

올해도 수출농업 경쟁력 제고 및 수출농업 인프라구축 18개 사업에 132억원을 지원한다. 또한 신선채소 주산지 명성을 이어가고자 ICT융복합 사업 등 22개 사업에 127억을 지원한다. 과수산업의 안정적 생산기반 구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24억원을 지원한다.

특히 수곡덕천영농조합의 매향 딸기의 경우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 비행기 대신 해상운송을 통한 싱가포르 시범 수출에도 나섰다. 수출용 밀폐 용기(챔버) 이산화탄소 농도 적정처리로 신선도를 유지하고, 해상 모니터링이 가능한 ICT기반 컨테이너를 이용하는 신기술이다.”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의 수출 기여도는?

“지난 6년간 전 세계 110개국 657명의 해외바이어와 129개국 1658개사(3490부스)의 업체가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에 참여해 신선농산물, 가공식품, 농기계, 농자재 등 15개 분야 2665억원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가 신선농산물은 물론, 농자재 등의 해외 수출에도 지대한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제농식품박람회에서도 14개국 57명의 해외바이어와 100여개 국내업체가 참여해 신선농산물 700만 달러를 비롯해 농기계, 농자재, 바이오산업 등 190건 2632만 달러(약 316억원)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행사대행업체에 맡기지 않고 진주시농업기술센터 직영체제로 박람회 운영방식을 과감히 전환한 결과 13억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거뒀고, 전시관 부스 임대료 세외수입 2억2000만원도 거둬들여 박람회 자립화 기반을 다졌다.

또한 박람회 운영방향도 농기자재 전시 위주에서 탈피해 ‘도심속 목장나들이’ 등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대폭 늘리는 형태로 전환, 도시 소비자를 위한 농업체험 및 농업교육 참여기회가 풍성해지면서 어린이와 학생 등 도시소비자들의 활발한 참여와 호평을 이끌어냈다.

농업인은 물론, 도시민도 함께 농업을 배우고 즐기며 나누는 동적이고 입체적인 박람회로 바뀌어가고 있다. 올 가을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를 꼭 방문해서 우리나라 신선농산물 수출 제1의 도시인 진주시의 농식품산업 희망과 비전을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진주=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이창희 진주시장은
진주중·고교, 한양대 공업경영학과(공학사), 서울대 행정대학원(행정학석사),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대학원(정책학석사)을 졸업했다. 1979년 제4회 입법고등고시에 합격했고, 국회 사무처에서 사무관부터 차관보급에 이르는 요직을 두루 지냈다. 특히 국회 건설교통위·농림해양수산위 수석전문위원, 경남도 정무부지사, 경남발전연구원장 등을 거쳐 민선 5·6기 진주시장으로 잇따라 당선됐다. 현재 경남시장·군수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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