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가 닭고기 가격 안정을 명분으로 또 수입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13일 농식품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4월 초부터 18~22.6%인 닭고기 수입관세를 0%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AI 발생과 미국산 닭고기 수입 중단에 편승, 부당하게 닭고기 가격을 올리려는 업계의 움직임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닭고기에 무관세를 적용하면 지난해 kg당 1750원인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가격은 1450원대로 크게 낮아질 것이고, 그러면 수입물량이 늘어나 국내 닭고기 가격을 조속히 안정시킬 수 있다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닭고기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경우 aT를 통해 긴급 수입 후 저가 공급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물론 닭고기가 우리 국민들이 즐겨 먹는 먹을거리 중 하나라는 점에서 가격불안에 미리 대처하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을 나무랄 수는 없다. 특히, 수급불안을 틈타 원산지 위반이라든가 사재기, 매점매석 등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통해 부당이득을 챙기는 유통업체가 있다면, 철저히 단속하고 엄벌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농축산물 가격이 조금만 들썩여도 늘 수입을 통해 이를 손쉽게 해결하는 정부의 태도는 동의하기 어렵다. 당장 관련 생산자단체들은 “탁상행정”이라는 비난과 함께 할당관세 적용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현재 닭고기 가격이 AI 발생 전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며, 2~4월의 경우 계절적인 요인으로 통상 일시적인 상승세를 보이는데 정부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도 미국산 계란수입에 나섰다가 실효성 없이 시장만 왜곡했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지 않은가. 차분하고 신중한 대책 마련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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