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보고서, 양상추·파프리카·브로콜리 등 수요 증가 추세 대응 필요

양상추, 파프리카, 브로콜리 등으로 대표되는 서양채소, 이른바 양채류의 수요 증가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산지의 전략으로 생산자 조직화를 통한 다품목 공급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서양채소 수급 실태 분석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서 이 같은 산지의 생산·공급 대응 방향을 제안했다.

▲양채류 생산 및 유통 실태=양채류 재배면적은 2000년 1680ha에서 2015년 4300ha로 크게 늘었다. 재배면적의 증가에 따라 생산액도 2000년 600억원에서 2010년 4190억원, 2015년 6420억원으로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파프리카가 생산액과 성장률 모두 채소류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케일·브로콜리는 생산액은 채소류 평균에 비해 낮았지만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양상추와 셀러리는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양채류의 유통 형태는 다른 채소류와 같이 도매시장 경유나 대형유통업체, 식자재업체 등으로 대부분 유통되고 있다. 이 가운데 도매시장은 서울 가락시장의 경우 상장예외 품목으로 돼 있어, 중도매인이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확보한 물량을 소포장 및 소분 작업해 납품하는 직거래 비중이 일반 채소류에 비해 높다. 그러나 양채류는 다른 상장예외 품목에 비해 경매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도매시장에서 양채류 반입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품목도 다양화되고 있다. 또한 과거 여름철 반입량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연중 고르게 반입되고 있는 추세다.

대형유통업체와의 거래 방식에서 대형유통업체들은 산지유통업체와 벤더를 통해 구입하고 있으며, 농가 및 생산자단체와 직접 거래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산지유통업체들은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원물을 공급받기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유통업체는 국산 거래비중이 높은 품목은 산지유통업체와, 수입 거래비중이 높은 품목은 벤더와의 거래 비중이 높다.

▲양채류에 대한 제언은=우리나라도 선진국과 같이 다품목, 소량 형태의 양채류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게 농경연 보고서의 전망이다. 특히 브로콜리나 파프리카 등 주요 품목을 제외하면 가격은 비싸더라도 특수 수요에 대응한 품목이 늘어나고 소량 거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같이 예상되는 시장 수요에 따라 시장 수요가 증가하는 품목의 경우 정예 농가들을 중심으로 생산자 조직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 과정에서는 조직화된 개별 농가들이 2가지 이상의 품목을 재배토록 함으로써 시장가격 변동에 따른 경영위험성을 완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한 향후 조직 전체적으로는 품목 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고서는 제주도의 경우 브로콜리와 콜라비 등을 결합해 생산하는 곳이 늘고 있으며, 일본의 미이농협은 양상추를 바탕으로 품목을 다양하게 확대한 경험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조직된 생산자단체에는 시장조사 및 거래처 확보를 위한 마케팅 담당자를 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시장의 수요처를 구체적으로 확보해야 생산·공급 방향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으로, 이 담당자에게 일정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양채류와 같이 품목 수는 많고 수급 변화가 빠른 경우 시장의 동향에 대한 정보는 개별 생산자 조직이나 단체가 취합하고 생산하기에는 어렵다는 점에서 정부나 공공기관이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초기에 이러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역할과 함께 품목별 세부 정보는 양채류 자조금단체 등이 조직돼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문이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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