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또다시 거리로 나와 수확기 쌀값보장을 요구하고 나서 농정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전국농민회총연맹 회원이 주축이 된 농민 2만5000여명이 지난 15일 쌀 생산비 보장, 쌀수입 반대를 내걸고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 농민대회를 가진데 이어 한농연이 오늘 수확기 쌀값보장과 식량자급사수를 위한 한농연대표자대회 및 투쟁선포식을 갖는다. 지난해 11월25일 농가부채특별법 제정과 한국마사회의 농림부 환원 등 농정개혁을 촉구하면서 농민대회를 주도한 바 있는 한농연이 올해 쌀값보장을 요구하며 다시 농민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쌀 문제가 그 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쌀 수급정책 부재로 인한 재고 누적과 소비 감소로 쌀값의 폭락이 예견되고 있는 가운데 ‘쌀 대란’ 설이 제기되는 등 국내 쌀 산업 기반붕괴가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농림부가 내년부터 증산정책을 지양, 양에서 미질 위주로 전환하고, 수매가는 안정화(동결)하는 대신 논농업직불제 단가를 소득안정 수준으로 내실화 하되, 장기적으로 소득안정 직불제로 개편한다는 내용을 담은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수확기 쌀 생산농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엔 한계가 있다. 오히려 농민들은 쌀 시장 개방을 기정사실화하고 쌀농사 포기를 유도하는 쌀 산업종합대책을 즉각 철회하고, 농가소득 보장을 중심으로 하는 책임성 있는 단기 및 중장기대책을 다시 수립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17일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 목곡리에서는 성난 농민들이 정부의 쌀 정책에 항의, 논을 갈아엎기까지했다. 수확기 쌀값 폭락을 우려한 농민들의 심정이 그만큼 절박한 것이다.쌀값보장 및 식량자급 사수를 위한 대회에서 제기될 한농연의 요구는 쌀값 하락으로 인한 가격차 보전, 정부 보유곡 공매 중단, 수탁 판매제 철회, RPC 무이자 운영자금 지원, 남는 쌀 결식아동 빈민층 대북 지원 등이다.한농연은 정부가 이 요구안에 대한 답변을 27일까지 제시하지 않을 경우 제2 , 제3의 투쟁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우리가 강조코자 하는 것은 지난해와 같이 고속도로를 점령하는 극한 농민대회가 다시 재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이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 실현 가능한 모든 정책을 수립해 농민들의 불안과 불만을 해소해야 한다는 점이다. 신임 김동태 농림부장관도 쌀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쌀 문제는 정치권은 물론 국민 모두의 관심과 협조가 있어야만 해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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