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진행된 제주 감귤·과수 미니전망 발표회에선 각계 감귤 전문가들이 참석, 감귤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감귤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생산량을 줄이기보다 규모를 늘려 다양한 상품 출하 속에 시장 전체를 키우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2일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제주도농업기술원과 한국농촌경제원이 공동 주최한 ‘제주 감귤·과수 미니전망 발표회’에선 현재의 간벌 등 생산량 조정을 통한 가격 보전에 대한 의문 속에 이 같은 화두가 던져졌다. 또 이 자리에선 노지감귤 위주의 정책 탈피, 출하 시기 조절 등 감귤 생산·유통 현장에서 느끼는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과 더불어 수급 전망 등이 발표됐다.

고품질 위주 생산량 늘려 시장 키워야 지속 성장
노지 중심 정책 탈피, 만감류 출하시기 잘 맞춰야 


▲감귤 산업에 대한 제언=종합토론 자리에선 ‘저장’의 필요성이 제시됐다. 이는 생산 규모의 유지 및 확대와도 연계돼 있다. 김배성 제주대 산업응용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도정에선 간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런 기조는 생산 및 소비 시장을 줄여 결국 산업을 축소시키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시장이 축소되면 다른 과일에 잠식될 수 있다”며 “2~3개월은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홍수 출하를 방지함은 물론 만감류와 노지 온주 등이 동시에 출하돼 고품위 시장과 중저가 시장 등 시장 규모를 다양하게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미성 농경연 과일과채관측팀장도 “포도를 보면 생산이 줄어들었지만 소비 역시 줄어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감귤도 면적을 줄이면 당장 가격을 잘 받을 수 있지만 포도의 전철을 밟을 우려도 크다”며 “고품질 위주로 생산량을 늘려 시장 확대를 하는 것이 감귤 산업 발전을 위해선 더 맞는 방향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지 감귤 위주의 정책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용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부본부장은 “제주 감귤 중 노지감귤이 차지하는 영역이 55%가 되지만 시설재배도 45%에 이르는데 너무 정책 초점 등이 노지감귤에만 맞춰져 있다. 하우스 감귤의 경우 체리가 수입되는 시기와 겹쳐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고, 대형 유통 매장에서도 감귤은 뒷전인데 이에 대한 위기감이나 대책은 별반 마련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가공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김배성 교수는 “감귤엔 다양한 기능성 물질이 있어 이로 인한 효능도 어느 과일보다 많다.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성 물질을 추출, 가공에 힘을 써야 하는데 별반 가공에는 관심이 없다”며 “가공이 활성화되면 부패로 인해 생과로는 한계가 있는 수출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의 주문도 나왔다. 고태호 가락시장 서울청과 차장은 “이번 시즌 만감류 시세가 좋지 못하다. 이는 출하 패턴이 빨라졌기 때문”이라며 “시기에 맞는 적절한 출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고 차장은 이어 “무엇보다 정확한 선별과 확실한 중량이 바탕이 된 시장 출하가 이뤄져야 하는데 몇몇의 잘못된 행동으로 제주 감귤이 전체적인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고 일부 그런 행태도 나타난다”며 “이를 지양하도록 검사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출하 전에 시장 견학 및 출하 상담도 활발히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올 재배면적 전년대비 1% 감소, 노지온주 줄 듯
한라봉 재배면적 3% 감소, 천혜향·레드향은 증가


▲감귤 생산·생육전망=박한울 농경연 연구원이 발표한 ‘감귤 수급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2017년 감귤 재배 면적은 전년보다 1% 감소가 전망된다. 노지온주는 1% 줄어든 반면, 월동온주와 만감류는 각각 1%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만감류 중에선 한라봉 재배 면적이 최근 가격 하락으로 인해 전년 대비 3% 감소가 전망되는 반면 천혜향과 레드향은 지속적인 수요 확대로 3~15% 재배 면적 증가가 예고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론 감귤 재배 면적과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6년엔 재배 면적이 2만ha내외가 되고, 생산량도 66만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감귤·과수 생육 전망’을 발표한 허태현 제주도농업기술원 감귤아열대연구과장에 따르면 2~3월에 진행되는 감귤의 화아분화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앞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게 유지되고 강수량도 적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포근한 가운데 일교차가 큰 날이 많을 것으로 전망돼 3월 하순에서 4월 상순에 서리 피해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난방기가 없는 만감류 하우스는 온도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여름과 가을철 기온이 높아지고 강수량이 증가 추세에 있는 최근의 기상 흐름을 보면 기후 변화로 당도와 산 함량은 지금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노지감귤은 당도를 높이기 위해 토양피복 재배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제주도 농업기술원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발표회 직전 업무협약(MOU)을 체결, 지속적인 교류를 전개할 방침이다. 이 일환으로 오는 7월엔 제주 주요 작목이자 겨울철 국내 채소 수급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월동채소에 대한 미니전망 발표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경욱·강재남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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