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농촌·농민의 현실을 대변하고 농업인에게 정보를 전달할 농업방송 설립이 일단 보류됐다.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채널구성위원회가 최근 농업방송 채널의 경우 한국농업방송, 농어민방송, ABS 등 3개 신청법인이 단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벌이겠다는 합의각서를 제출하고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이어서 선정을 미뤘다는 것이다.농업방송설립은 대선 공약사항이며 농업계의 숙원과제이지만 이번 KDB의 결정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본다. 농업방송의 채널신청자들의 추진과정과 사업 목적이 투명하고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채널만 챙기자는 식으로 참여했다는 지적이다. 농림부가 마사회와 산하기관, 농협 등으로부터 140억원을 출연 받아 설립한 재단법인인 한국농업방송은 시간적 제약으로 인한 급박한 일정, 충분한 사전논의 부족 등으로 한계를 보였다. 이런 지적은 지난 14일 열린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에서 여야 의원들도 제기했다. 민간법인이 출연한 ABS(자본금 30억원)와 농어민방송(6억원)의 경우 과연 어떤 목적을 갖고 농업위성방송에 참여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심지어 농업방송은 뒷전이고 다른 사업을 목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어떻든 이질적인 3개 농업방송 채널사업 신청법인이 단일 컨소시엄을 형성, 협의를 진행중이라 하지만 과연 실효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12일 단일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법인대표 회담에서 3개 법인은 모두가 51%의 지배지분을 주장, 큰 시각차를 보인 것이 이를 방증해 주고 있다.우리는 단일컨소시엄으로 새롭게 설립되는 방송법인이 과연 어떻게 탄생할지 주목하면서 농업방송은 전 농업계가 나갈 것을 주체가 돼 주도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농민단체들은 그간 농업방송설립과 관련된 일체의 불협화음과 오해를 해소하고 농업계 모두가 공감하는 농업방송 설립을 추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특히 농업방송의 공익성을 고려할 때 마사회에만 의존할 수 없는 만큼 농협도 차제에 분명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 농업방송 설립목적의 순수성을 저버리고 단순한 사업추진과 자리 만들기의 발판으로 삼아서도 안 된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농민단체와 농업계 인사를 중심으로 농업방송연구회를 결성,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 현상이다. 일본의 그린채널 사례를 보더라도 농업방송 운영이 쉬운 것은 아니다. 전 농업계가 힘을 합쳐 주도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