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장한지 올해로 꼭 20년이 되는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이 3월 용역 의뢰를 시작으로 시설현대화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개장 20년을 맞은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이 ‘시장 이전이냐, 리모델링(구조 변경)이냐’를 놓고 시장 현대화 사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1997년 6월 개장한 구리시장이 20년이 지나면서 시설 노후화, 물량 처리 포화 등 과부하에 걸려 있는 상황인 것. 이에 시장 개설자인 구리시에서 다음 달 현대화에 대한 용역을 의뢰하며 이전과 리모델링의 선택지를 두고 본격적인 시장 현대화 논의에 들어간다. 이에 대해 도매시장법인 등 시장 관계자들은 대화 속 조속한 현대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건물 곳곳 부식·화재 위험 노출
3월 중 타당성 검토용역 의뢰
“시설 현대화 시급” 여론 고조


▲구리시, 구리시장 현대화 논의 본격 가동=구리시에 따르면 구리시장은 현재 20년이 넘은 노후시설로 인해 건물 곳곳에서 부식이 진행되고 각종 화재위험도 노출돼 언제 어디서든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시장 활성화의 필수 요건인 깨끗한 미관과 쾌적한 환경, 선진화된 주차시스템은 요원할 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특화 사업 발굴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현대화, 리모델링 사업을 통한 시스템 전환을 적극 추진했으나 예산 확보 등 여러 난관에 부딪치며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구리시는 더 이상 방치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이면서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키로 강구하고 3월 중 타당성 검토 용역을 의뢰할 방침이다. 전자상거래 등 유통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따른 중추적이고 경쟁력 있는 수도권 최고 수준의 도매시장을 전제로 현 위치에 시설 현대화 리모델링이 타당한 것인지, 도매시장 이전이 더 효율적인지에 대한 내용이 용역 과제에 포함되는 것이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현재 시점에선 아무 것도 결정된 바가 없지만 향후 타당성 용역 결과에 따라 현 위치에서 시설 현대화사업을 계속 추진할지 또는 이전이 경쟁력 확보에 합리적일지에 대해 지역발전 영향 등 시민 동의를 전제로 종합적이고 투명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종사자, 대화 속 조속한 처리 중요=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 등 시장 종사자들은 시설현대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저온창고, 정가·수의매매 공간 확보 등 시설 면에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 또한 물류 표준화 사업이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지만 협소한 시장 공간으로 이를 제대로 처리할 여건도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인근 시장이자 경쟁 시장인 서울 가락시장의 시설현대화가 진행되고 있고, 다산신도시 등 경기 동부권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20년 된 노후화된 시장으로는 이에 발맞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크다. 더 나아가 구리시장 관계자들은 현재의 수도권 동북부권을 넘어 강원도 일부까지 구리시장이 포괄해야 할 필요성을 밝히고 있어 시장 현대화는 구리시장 관계자들의 가장 중요한 숙원과제다.

일부 지역 도매시장의 경우 리모델링과 이전에 대한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구리시장 종사자들은 리모델링이냐 이전이냐의 선택보다는 시급성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물론 이 속엔 대화의 필요성이 전제돼 있다.

구리시장의 한 도매법인 관계자는 “가락시장은 물론 수원 등 수도권 및 지방도매시장의 시설현대화가 진행되고 있거나 완료됐고, 일부에선 구리시장이 강서시장보다 밀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기서 정체되면 구리시장은 이도저도 아니게 된다”며 “이전이냐 리모델링이냐는 선택은 용역 결과에 따르면 된다. 그것보다는 타 시장과 경쟁하면서 강원도까지 아우를 수 있는 시급한 시설 현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장 내 한 중도매인은 “구리시에서 시설현대화를 추진한다고 했지만 아직 우리들과 대화 자리는 갖지 않았다”며 “시장 관계자들과의 대화가 무엇보다 선행돼 이에 따른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이 속에서 늘어나는 시장 수요를 감안한 체계적인 시설현대화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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