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우 대비 일정 수준 수익성 담보

▲ 한육우수급조절협의회 실무추진단은 지난 10일 회의를 열고 비거세우 공급 타당성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한육우수급조절협의회

한우농가에서 비거세우를 출하해도 거세우 대비 일정 수준의 수익성이 담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단체급식 등 특정 시장에 한해 비거세우를 공급하는 방안이 추진 될 것으로 보인다.

한육우수급조절협의회는 지난 10일 서울 서초동 전국한우협회 회의실에서 올해 첫 실무추진단 회의를 열고, 비거세우 시장 구축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비거세우는 지난해의 경우 11월까지 총 1만8842두(한우 전체의 2.8%)가 도축됐으며, 도매가격은 kg당 평균 1만5408원을 기록했다.

등급판정 결과는 비거세우 출하두수의 96% 정도가 2·3등급 판정을 받았고, 수익성은 24개월령 출하 시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조수입에서 경영비를 제외한 비거세우 2등급의 수익성은 165만6000원으로 확인됐고, 3등급은 77만9000원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비거세우의 두당 수익성을 거세우와 단순비교하면 비거세우 24개월령 2등급의 수익성은 거세우 1+등급(160만5000원)과 비슷한 수준이며, 비거세우 3등급은 거세우 1~2등급(1등급 116만5000원, 2등급 39만3000원)의 중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당 연간 수익은 비거세우 2등급 116만9000원, 3등급 55만원으로 거세우와 비교할 경우 비거세우 2등급 출하 시 거세우 1+등급(80만3000원)을 상회하는 수준이고, 비거세우 3등급은 거세우 1등급(58만3000원)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거세우 출하두수의 대부분이 2·3등급에 집중돼 있는 것을 감안해도 거세우 출하와 비교할 때 1++등급 출현율이 높은 농가가 아닌 이상 수익성 측면에서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한우의 고급육 맛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들이 비거세 2·3등급 한우를 구입해 줄지 여부. 그러나 비거세우를 공급 중인 판매점에서 소비가 원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이 수익성도 떨어지지 않고, 소비도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입육에 대응하기 위해 비거세우를 공급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조규용 태우그린푸드 상무는 “지금 쇠고기 시장은 중저가 시장을 수입육에 너무 많이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거세우 판매 등을 통해 수입육에 빼앗긴 시장을 일부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고급육 생산을 장려해 온 상황에서 한우 시장의 한 축을 비거세 시장으로 가져가는 것은 농가에 혼란을 줄 것으로 보고, 군납·단체급식 등 특정 시장에 한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영원 한우협회 정책유통국장은 “비거세우 때문에 고급육 시장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비거세우가 시장으로 쏟아지지 않게 적정물량을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시식회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도 살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 조재성 사무관은 “소비 가능성도 있고, 생산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는 만큼 단기적으로 비거세우를 공급하는 것은 해 볼만 하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비거세 시장 자체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한육우수급조절협의회는 조만간 전체 회의를 열고, 비거세우 시장 구축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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