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닭고기 소비가 하락한 가운데 닭고기 업계에서는 자조금 사전 승인을 요구하고 나섰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소비가 위축된 닭고기의 판촉 활동을 강화할 수 있도록 육계업계가 자조금사업의 조기 집행을 요청하고 나섰다.

소비자 60% “소비 줄이거나 닭고기 아예 안먹어”
“안전성·유통정보 알려야” 정부에 사전승인요청


닭고기 소비 침체를 대변해 주듯 서울의 한 어린이집은 학부모들에게 ‘영아들의 생일잔치에 AI로 인해 치킨을 과자로 대체한다’라고 공지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서울에서 21년간 치킨집을 운영하는 최민철 씨는 최근 AI 발생으로 인해 한 달 매출액의 20%정도가 감소했다. AI가 인체 감염의 우려가 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소비자들이 치킨 구매를 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민철 씨는 “과거부터 AI가 발생하면 치킨 소비가 주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3000만수 이상의 가금류를 땅에 묻고 이를 언론에서 대대적인 보도를 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더욱 치킨 구매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정부가 70°C 이상에서 충분히 조리하면 AI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없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종합 리서치 기업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1월 20일부터 24일까지 소비자 1000명을 상대로 AI 관련 소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 가량이 소비를 줄였거나 아예 닭고기를 먹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조사 결과 평소의 절반 정도 수준으로 소비를 줄였다고 응답한 소비자가 25.1%에 달했고, 절반 이상 줄였거나 아예 먹지 않고 있다는 응답도 각각 22.5%, 10.7%로 집계됐다. 반면 닭고기를 평소처럼 소비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1%로 나타났다. 

소비자 불안 심리로 닭고기 소비가 둔화되고 있지만 육계 산지 가격은 입식 지연으로 인한 공급 부족으로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9일 기준 육계 산지 가격(대닭/kg당)은 2300원으로 지난 1월 16일 1100원에서부터 두 배 이상의 가격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에 닭고기 업계에서는 소비 둔화와 닭고기 가격 상승이 겹쳐 냉동 닭고기 수입량이 증가해 자급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닭고기 업계에서는 국내산 닭고기 소비촉진을 위해 농식품부에 닭고기자조금 소비홍보 사업에 대한 사전승인을 요청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시중에 안전한 닭고기가 유통된다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광고 홍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정부에게 자조금 사전승인을 요청했다”면서 “정부가 하루빨리 결정해 국내산 닭고기 자급률 하락을 막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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