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연성찬 교수팀 "웅담 주성분 UDCA 함유 비율 44%"

간 손상 예방 조성물 특허출원

‘괴물쥐’, ‘생태계 교란종’으로 불리며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온 뉴트리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담즙에 함유된 웅담 성분비율이 곰보다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경상대학교 수의과학대학 연성찬 교수팀은 뉴트리아 담즙에 웅담 주성분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31일 밝혔다.

연 교수팀에 따르면 뉴트리아 담즙의 UDCA 비율은 평균 43.8%로 아메리카 흑곰 38.8%, 불곰 18.6%, 오소리 4.5%보다 높았다. UDCA는 체내 독소와 노폐물의 원활한 배출, 간세포 보호, 신진대사 촉진, 콜레스테롤 감소 등에 효과적이다.

뉴트리아는 1985년 프랑스로부터 육용과 모피용으로 국내에 수입돼 사육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관리 소홀로 인해 자연생태계에 유입됐다. 이후 습지의 자정능력 및 생물종 다양성 감소, 질병전파 우려, 서식지 인근 농작물 피해 등을 일으켜 1999년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됐다.

특히 낙동강 수계에 많은 피해가 잇따라 낙동강유역환경청과 지자체가 뉴트리아 한 마리당 2만원의 포획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퇴치방안을 둘러싸고 논란도 많았다.

경상대학교는 2014년 전국 최초로 ‘한국뉴트리아연구센터’를 설립해 뉴트리아의 효율적 퇴치방안 마련, 포획 효율성 제고, 사후 관리방안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이번 연구도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의뢰로 재작년 8월부터 8개월간 뉴트리아 20마리를 포획해 진행됐다.

뉴트리아 13~15마리면 곰 한 마리에서 채취할 수 있는 정도의 UDCA를 확보할 수도 있다는 이번 연구결과는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뉴트리아 지방조직에서 흰색 밀랍 모양의 고급 지방산인 '팔미트산'도 일부 검출됐다고 한다. 팔미트산은 플라스틱, 합성세제, 화장품 등에 사용된다. 우리나라는 전량 수입한다.

연 교수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간 손상 예방·개선 또는 치료용 조성물, 뉴트리아 담즙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화장료 조성물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향후 사육 뉴트리아와 야생 뉴트리아의 UDCA 비율 차이, 의약품과 화장품 활용방안 등 추가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연 교수는 “UDCA 비율이 30%가 안 되는 뉴트리아가 있는 등 개체마다 차이가 있는 편이지만, 일반적으로 뉴트리아에 UDCA가 다량 함유된 것으로 받아들여도 된다”면서 “천연 웅담 성분을 지닌 원료로 뉴트리아 담즙을 활용하면 산업적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야생 뉴트리아는 기생충에 감염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함부로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면서 “담즙에서 필요한 성분만을 추출·정제해 가공된 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진주=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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