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농식품 수출이 64억6800만달러로 집계돼 정부가 목표로 내세웠던 81억달러 달성은 실패했다. 하지만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신선식품 수출이 회복되는 조짐을 나타냈고, 최근 5년간 수출실적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점은 소기의 성과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선식품 수출 반등 성과
파프리카·배, 일·미 수출 증가
김치, 중동 등 신규시장 개척

3월 수출농업 로드맵 마련
인도·브라질 유망시장 발굴
국가인증제품 수출 지원 강화   


▲최근 5년간 수출실적 중 최고치=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6년 농식품 수출은 전년(61억730만달러)보다 5.9% 증가한 64억6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초 농식품부가 대통령 주재 업무보고에서 밝혔던 수출 81억달러의 8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목표 달성은 실패했다.

특히 농식품부는 내부적으로 지난해 주요 시장별 수출 목표를 일본 15억달러, 중국 12억달러, 미국 8억달러, 아세안(ASEAN) 13억달러, 할랄 11억달러로 설정한 바 있다. 실제 달성률은 일본 77.2%(11억5890만달러), 중국 91.5%(10억9740만달러), 미국 89.6%(7억1700만달러), 아세안 85.2%(11억810만달러), 할랄 83.0%(9억1260만달러)로, 목표치를 충족한 시장은 없다. 다만 지난해를 포함한 최근 5년 동안의 농식품 수출지표와 비교했을 때, 지난해 가장 높은 수출실적을 기록한 점은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농식품부 수출진흥과 관계자는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국내 사드배치(THAAD) 결정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한류 금지령) 공표, 한진해운발 물류대란 등 급작스럽게 국내외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목표 달성에 부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달성은 못했으나 한진해운 물류대란 때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물류비 추가 지원을 선제 조치했고, 추경예산(104억원) 편성을 통한 100일 프로젝트를 즉시 추진하면서, 지난해 국가 전체 수출(전년 대비 5.9%↓)과 비교해 농식품 수출이 확대된 점은 의미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신선식품 수출 반등은 소기의 성과=농가소득과 연관성이 높은 신선식품 수출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다시 반등한 것은 소기의 성과다. 지난해 신선식품 수출은 금액 면에서 10억781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10억300만달러) 대비 7.5% 증가했고, 물량은 40만6900톤으로 지난해(37만5500톤)보다 8.4% 늘었다. 최근 5년간의 지표와 비교했을 때 금액은 2012년(10억7940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11억달러를 초과한 2013~2014년에는 못 미쳤다. 하지만 물량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4년(41만8700톤)과 비슷하게 회복했다.

이처럼 신선식품 수출 회복의 주 배경은 파프리카·배 등 주력품목의 호조와 함께 김치의 수출저변 확대를 꼽을 수 있다. 파프리카의 경우 안정적인 공급물량 확보와 엔화가치 상승,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에서의 판촉행사가 집중적으로 추진된 덕분에 전년(8515만달러) 대비 10.1% 늘어난 9380만달러를 기록해 수출 1억달러 돌파가 가시화됐다.

배는 당초 값싼 중국산 배의 미국시장 진출로 수출 악화가 우려됐다. 하지만 지속적인 대미 판촉활동으로 우리 신고배의 높은 품질과 K-Pear 브랜드를 적극 알린 덕분에, 미국 내 아시안·교포마켓을 중심으로 선물용 소비가 확대되면서 전년(5840만달러)보다 15.4% 증가한 6740만달러로 집계됐다. 김치는 가장 큰 수출시장인 일본에서의 소비 회복과 중국으로의 수출 재개, 아세안·중동 등 신규시장 판로 개척에 힘입어 전년(7350만달러)과 비교해 7.3% 늘어난 7890만달러를 기록했다.

가공식품 수출은 중국과 중동, 아세안에서 우리 조제분유 소비가 확대되고, 미국을 중심으로 고추장과 음료 소비가 꾸준히 늘면서, 2015년(51억430만달러)과 비교해 5.6% 증가한 53억8990만달러로 집계됐다.

▲3월 말 수출농업 로드맵 마련=농식품부는 2017년 업무보고에서 올해를 수출농업시대 원년으로 삼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농식품 수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쏟는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의 중국 내륙과 할랄 위주로 초점을 맞췄던 유망시장 개척은 올해 인도·브라질·카자흐스탄 등 각 권역으로 확장해 시장조사와 바이어 발굴, 유망품목 개발을 지원한다. 수출농가의 실질적인 소득향상을 목표로 전통식품·식품명인·유기식품을 비롯한 국가인증제품의 수출 지원이 강화되고, 수출업체가 필요한 비관세장벽·수출성공사례 등 다양한 수출정보를 SNS를 통해 실시간 제공할 방침이다. 또한 올해 순수 농식품 수출 목표치를 현실적으로 접근해 75억달러로 설정하는 대신, 농기계·사료·동물약품 등 연관산업 수출을 적극 지원해 농식품 수출산업 100억달러 달성에 나선다.

이정삼 농식품부 수출진흥과장은 “수출지원을 통해 전·후방 연관사업의 규모를 키우고 경쟁력을 강화해, 우리 수출 농식품의 상품성 제고와 수출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 구축에 집중하겠다”며 “김경규 식품산업정책실장을 단장으로 담당부서와 관련 협회 및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수출농업 추진단이 주축이 돼 올 3월 말까지 수출농업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성은 기자 parks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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