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 해외 혁신가 국제포럼' 개최
푸드어셈블리, 아오야마파머스마켓, 다베루통신 등
도시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하는 혁신적 사례 소개

▲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사회적 경제 해외혁신가 국제포럼’에 초청된 해외 연사들이 청중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사회적 경제 해외혁신가 국제포럼’에 초청된 해외 연사들이 청중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농촌과 도시, 먹거리와 사람을 잇는 혁신적 플랫폼을 구축하라’

먹거리로 세상을 바꾸려는 해외의 젊은 혁신가들이 한국을 찾았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로컬푸드로 연결하는 <푸드어셈블리>의 CEO 마크 데이비드 촉론, 농가를 중심으로 요리사, 장인 그리고 도시 사람들을 이어주는 <아오야마파머스마켓> 운영자 다나카 유스케, 잡지를 구매하면 부록으로 먹거리가 따라오는 신개념 잡지 <다베루통신>을 창간한 다카하시 히로유키 등이 그 주인공이다.

‘사회적 경제 해외 혁신가 국제포럼’ 참석차 우리나라를 방문한 이들은 도시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하는 자신들의 혁신적 플랫폼 사례들을 소개하며,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새로운 먹거리 유통구조를 모색하는 한국의 활동가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번 국제포럼은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마르쉐@, 서울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행사로 18일, 19일 양일간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과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미래청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생산자-소비자 연결 온-오프 결합 플랫폼

◆푸드어셈블리=2011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푸드어셈블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이다. 생산자들이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에 올려놓은 상품을 소비자들이 미리 구매하고, 지역의 호스트는 작은 픽업시장을 열어 주문한 먹거리를 배달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여기서 플랫폼을 관리하고 픽업시장을 기획하는 호스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호스트는 좋은 먹거리(로컬푸드)를 중심으로 지역의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사람들이다.

푸드어셈블리의 가장 큰 특징은 농식품의 판매가격을 생산자가 직접 결정한다는 점. 대신 농가는 어셈블리 본사와 호스트에 각각 8.35%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공동창업자인 마크 데이비드 촉론 씨는 “농식품 유통과 가격에 대한 통제권을 농부들이 가져야 한다. 그래야 제값을 받을 수 있고, 좀 더 나은 농업이 가능하다”며 “푸드어셈블리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들의 힘을 되찾고 음식 공급망이 더욱 짧아지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푸드어셈블리를 통해 매주 유럽 전역의 1200여개 공동체에서 8000명의 생산자와 17만명의 소비자들을 잇는 장터가 열리고 있다.


농가를 중심으로 도심 커뮤니티 만들기

◆아오야마 파머스마켓=아오야마 파머스마켓 기획자인 다나카 유스케 씨는 주말마다 도쿄 UN대학교 앞 광장에서 열리는 파머스마켓@UNU를 운영 중이다. ‘도시 생활자와 농가가 만나 생활을 다시 생각하는 플랫폼’을 꿈꾸며 2009년 9월에 이 일을 시작했다.

만 7년이 지난 지금, 싱싱한 야채와 과일들 사이로 농가와 손님들의 활발한 대화가 오가는 이 시장에는 하루 개최시 일본 전역에서 100~150명의 생산자와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한다. 이 시장에는 ‘먹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농가는 지속할 수 없고, 만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우리도 먹을 수 없다’는 순환의 관계성이 살아있다.

다나카 유스케 씨는 “무엇을, 누구와, 어떻게 먹을지가 개인의 몸과 마음은 물론 사회를 만들어가는 근본”이라며 “이 시장에서 사람들은 얼굴 있는 생산자를 통해 안전한 먹거리를 사는 것을 넘어 먹거리에 대한 의식의 변화를 경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머스마켓 외에도 <코뮨 246>이라는 대안공간을 운영 중이며 지난 2013년 <NORAH(농)>라는 잡지와 웹미디어도 창간, <식>을 테마로 지역과 도시를 연결하고 있다.


잡지 구매하면 부록으로 먹거리 함께 배달

◆다베루 통신=다카하시 히로유키는 2013년 ‘세상을 바꾸려면 음식을 바꿔야 한다’는 컨셉으로 도호쿠 지역에서 <다베루 통신>을 창간했다. 창간 4개월만에 구독회원 수 1000여명을 확보하고 2016년 현재 일본 전역의 36개 지역에서 발간 중이다.

수직적인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각 지역에 모든 의사결정을 부여한 자율적 리그제 방식으로 지역별 특성에 따라 독자성을 발휘할 수 있게 운영하고 있다.

다베루 통신은 지역의 먹거리와 생산자를 소개하는 사진·정보 중심의 월간 매거진을 구매하면 특집기사로 게재된 생산자의 먹거리가 부록으로 함께 배달된다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주목을 받았다. 가격은 2580엔(약 2만6000원). 배송은 매월 마지막주 지정일에 이뤄진다.

다카하시 히로유키 대표는 “먹거리의 이면에 있는 생산자의 라이프 스토리라든가 철학, 음식의 지혜 등을 알고 나서 먹게 되면, 그 맛을 전혀 다르게 느낄 수 있다"며 “스토리에 공감한 독자들이 스스로 입소문을 내고, 적절한 돈을 지불하는 것에 대해 행복함을 느끼며, 농가가 곤란에 빠졌을 때 직접 도움을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먹거리와 돈의 교환이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 일방적 지원이 아닌 공감과 연대, 참여를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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