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중 강원대학교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영어로 ‘없는 것보다는 낫다 (Better than Nothing)’라는 말이 있다. 없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있는 편이 그나마 나으니 만족하라는 의미이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미래의 희망과 꿈을 위해 노력한다면, 그 희망과 꿈은 반드시 현실이 될 것이다. 

사람들 원하는 상품개발이 관건

14~20세기에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세 개의 대륙에 걸쳐 영토를 갖고 있었던 오스만제국(현, 터키)은 세계 최강의 국가로서 군림하였으나 15세기 초에 징기스칸의 후예에 의해 설립된 티무르제국에 의해 거의 멸망 직전에 이른 적도 있었다. 이후 이러한 위기를 교훈삼아 제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그 당시 신기술인 대포를 발명하여 유럽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킴으로써 17세기까지 유럽을 비롯한 어느 나라도 넘보지 못하는 최강의 국가를 건설하였다. 그러자 아시아의 물자에 익숙해있었던 유럽이 오스만제국에 의해 통상 루트가 막히게 되어 새로운 루트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포르투갈은 아프리카를 따라, 스페인은 대서양을 따라 아시아로 가는 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항해에 나섰다. 오랜 시간 노력한 끝에, 스페인의 콜럼버스는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하게 되었고, 포르투갈은 아프리카를 통한 아시아 루트를 개척하게 되면서 이 두 나라를 포함하여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경제강국이 되었다. 위기와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개척정신을 통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향상된 경제수준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는 곧 긍정적 사고를 기반으로 하여, 미래의 꿈과 희망을 위해 노력한 결과이다. 

새 생산방식·새 시장개척 등 모색

우리의 농어촌 발전은 어떻게 이룰 것인가? 외국의 값싸고 질 좋은 농수산물이 도처에 널려있고, 우리나라에는 없는 열대작물과 수산물을 돈만 있으면 사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는데, 지금의 상태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게 보통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농업은 토양으로 인한 한계수확 체감의 법칙이 적용되는 등 자연의 제약으로 인하여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대로 머물러 있어서는 꿈도, 희망도 없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발전경제학자인 슘페터는 불황은 혁신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마차의 크기를 크게 하고 말의 숫자를 늘리는 것은 혁신이 아니고, 마차 대신에 자동차, 기차, 비행기 등으로 변환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하였다. 전구가 등장하면서 야간근무가 가능해지고, 야간문화가 형성되면서 옛날 생활습관과 문화가 사라지게 되었으나 세상은 더욱 부유해졌다. 레코드판 한 장 사기가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는데, 눈 깜짝할 새 레코드판에서 카세트테이프로, CD로, DVD로 변하였다. 세상의 변화속도가 시간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이는 우리가 더 이상에 과거나 현재에 머물러 있어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을 수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의 등장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될 날도 멀지 않았다. 작금의 우리 농어촌 현실을 고려할 때, 우리 주변에서, 내 자신에서부터 혁신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이제는 돈이 많아서, 땅이 많아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부자가 될 수 있느냐의 관건이다. 그러기에 농어촌에서의 혁신이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 새로운 생산방식을 도입하는 것,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 새로운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것 등을 의미한다.

자동차 왕으로 유명한 포드는 회사를 망하게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임원들이 반대하고 주위 사람들이 미쳤다고 하는 가운데, 근로자의 임금을 최저임금의 두 배로 늘렸다. 그랬더니만, 더욱 더 숙련된 근로자가 입사하고 근로자의 충성도가 높아지는 등 일의 성과가 두 배 이상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와서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를 만들었다. 생각의 역발상이다. 이와 같이 혁신을 하는 사람들은 성공 그 자체가 아니라, 성취감에 만족하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원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경제적 부가 따라오게 된다. 그러기에 혁신을 하기 위한 마음을 가지는 것은 너무나 힘들다. 자신의 희생 없이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목표이다. 더군다나 그것은 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영농(영어)조합 법인을 위하거나 우리 마을을 위한 일이라서, 상대방이 희생하는 것을 먼저 보고 그 다음에 나도 한다는 마음을 갖거나 남의 희생만을 강요한다면, 혁신은 더 더욱 불가능할 것이다. 

농어촌 발전 위한 자기혁신부터

혁신은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설날부터라도 내 주변사람들이 해 낸 결과물에 대해 ‘참 잘했다. 이렇게 어려운 가운데 이렇게 잘 해내다니, 참 대단 하구나’라는 칭찬 한 마디부터 시작하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으니, 삼일만이라도 하겠다고 마음먹어보자. 부정적인 말인 ‘작심삼일’이 요즘은 긍정의 말로 바뀌고 있다. 자기혁신의 길이 그만큼 어려워서 나온 현상일 것이다. 삼일 지나고 나서는 또다시 삼일, 이렇게 일 년에 122번만 작심삼일을 하게 되면 금년 한해 붉은 닭의 해가 자기혁신의 한 해가 될 것이다. 이제 다가오는 설날부터 시작하면 113번밖에 남지 않게 된다. 2017년 설날이 우리 모두 자기발전과 농어촌발전을 위한 자기혁신 시작의 날이 되기를 두 손 모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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