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철새도래지에서 또 다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가운데 습지 등 철새도래지에 대한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농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청머리오리 폐사체 발견
"인력·장비 등 문제로
철새도래지 방역 미흡 불안"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데 이어 지난 14일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철새도래지 야생조류 청머리오리 폐사체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H5N6형)가 검출됐다는 판정 통보를 받았다.

이는 지난 10일 확진 판정을 받은 하도리 철새도래지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후 두 번째 확진 사례로 청머리오리 폐사체는 지난 9일 발견됐다.

도는 이에 청머리오리 폐사체가 발견된 지역을 중심으로 반경 10km를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으로 설정해 농가의 가금류 이동을 제한했다.

야생조수류 예찰지역 내 가금류 사육농가는 닭 사육농가 22곳, 오리 사육농가 6곳 등 28곳으로 이들 농가에서는 닭 39만4000여마리, 오리 300여마리 등 39만500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김한종 한농연제주도연합회장은 “제주에 여러 곳의 철새도래지가 있지만 인력과 장비 문제 등으로 모든 철새도래지에 대한 방역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AI 확산 우려가 존재한다”며 “제주지역 AI 유입로가 철새도래지 내 야생조류 분변과 폐사체인 만큼 농가로 확산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당국에서 철새도래지에 대한 방역과 예찰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제주지역 모든 가금농가에 대한 일일예찰 활동, 철새도래지 통제강화 및 주변도로 매일 소독실시, 3km 이내 소규모 사육농장 가금 수매 도태 등 야생조류로부터 가금농장으로의 바이러스 전파 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2월 기준 제주지역 6개 철새도래지에 2만5000여마리의 야생조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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