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부터 농협 경제지주가 본격 출범했다. 경제지주가 농협중앙회의 모든 경제 사업을 끌고 간다. 농협 경제지주는 ‘농업인과 농·축협에게 실익을 주는 판매농협 구현’을 비전으로 내걸었다.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책임지고 팔아줘 소득 증대를 꾀하는 한편 지역조합과는 경쟁이 아닌 상생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농가 소득향상에 역점을 두고 임기 내 농가소득 연 5000만원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를 위해 우선 책임 판매비율을 높인다. 2015년 기준 19%인 농협 책임 판매비율을 2020년까지 51%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또 계약재배, 전속출하 등 규모화와 전문화를 통해 2020년까지 연합마케팅 사업을 5조원까지 확대키로 했다. 여기에 양곡, 축산 등 품목별 공동판매사업을 활성화한다. 이제 막 돛을 올린 ‘김원석 경제지주호’가 농협 제2도약의 핵심주체로서, 순항하기를 바란다. 물론 여기엔 냉혹한 평가와 책임이 뒤따를 것이다.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 한다.  

더욱이 해결해야할 과제도 산적하다. 당장 투자여건이 악화됐다. 경제지주 100% 주주인 농협중앙회가 자본금 확충과 사업투자에 들어간 융자금에 대한 이자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그만큼 투자 여력이 어려워졌다. 자칫 사업 활성화를 위한 시설투자도 힘들어 보인다. 경제지주의 시설투자 등이 완료될 때까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또 사업 확장에 따른 지역조합과의 사업 경합도 문제다. 경제지주는 공동투자, 공동사업을 대안으로 내세웠지만 지역조합의 신뢰와 협조 없이는 이 또한 쉽지 않다. 이밖에 협동조합적 사업체로서의 정체성 유지, 경제지주의 불명확한 지배구조, 유통자회사 통합 등도 숙제다. 과연 농협 경제지주 체제가 어떻게 틀을 잡아나갈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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