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들이 땀 흘려 마련한 축산물 자조금이 올해는 어떻게 사용될까? 한우·한돈·우유·육우·계란 등 각 축종별 자조금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1월말부터 12월까지 대의원회를 진행하고 ‘2017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이 가운데 우유, 육우자조금은 농림축산식품부 승인까지 완료한 상태다. 단, 닭고기자조금의 경우 AI발생으로 인해 대의원회조차 열지 못한 상황이다.

축산물 소비·홍보 및 수급 안정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축산물 자조금의 올해 주요 사업 내용을 정리했다.


■한우자조금
"국민과 함께 한다" 광고 추진
젊은층 소비자 맞춤홍보 강화
동아시아까지 수출시장 확대

 

▲한우자조금=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는 올해 △홍보 △교육조사 △유통 등 세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홍보부문에서는 ‘한우산업=민족산업’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국민과 함께 한다’는 이미지 광고를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또한 젊은층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와 같은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는 등 각 연령별 소비 맞춤형 광고를 강화할 방침이다.

교육조사부문에서는 먼저 교육 및 컨설팅을 통해 한우농가의 자체 역량을 강화해 나간다. 이를 활용해 ‘한우산업 경쟁력 강화 및 경영안정을 위한 종합컨설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한우 비육체계에 대한 심층진단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우고기 지방의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효과 연구 등 한우고기 우수성 발굴 및 자체 연구용역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유통부문은 한우고기 소비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소 값 등락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한우고기 소비촉진 행사를 고민해 보고, 지난해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대한민국이 한우먹는날’ 행사도 안정적으로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대 홍콩 한우수출 물량을 확대하고, 홍콩·마카오를 기반으로 동아시아까지 수출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다.

이 같은 올해 한우자조금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은 지난해 394억8158만9000원 대비 53억9751만원 감소한 340억8407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여기에는 △농가거출금 144억5400만원 △정부지원금 84억원 △수급안정적립금 60억원 △전년도 이월금 52억3007만9000원이 반영돼 있다.

손종헌 한우자조금 사무국장은 “한우 도축두수 감소에 따라 농가거출금이 축소되고, 전년 이월금이 대폭 줄어 올해 자조금 예산이 지난해보다 적은 규모로 책정 됐다”며 “사업계획에 맞춰 차질 없이 예산을 집행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돈자조금
농업 생산액 1위 도약 목표
캠페인 광고 등 이미지 개선
건강식 메뉴 개발 소비 확대


▲한돈자조금=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속 가능하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한돈산업’을 올해 사업비전으로 정했다. 또 한돈산업을 농업 생산액 1위 품목으로 도약 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한돈의 긍정적 이미지 제고 및 소비촉진 △한돈 소비 패러다임 다변화 △한돈 생산 기반 및 연구·개발 강화 등을 ‘3대 추진방향’으로 설정했다.

3대 추진방향을 현실화하기 위해 각각의 실천 전략도 마련, 한돈의 긍정적 이미지 제고 및 소비촉진을 위한 중점 사업으로 캠페인 광고와 아름다운 농장 가꾸기, 양돈 환경 개선, 어린이 대상 한돈 체험 교육, 돈가 안정 등을 수립했다.

한돈 소비 패러다임 다변화를 위한 사업으로는 방송 프로그램(다큐멘터리 등)을 통한 홍보, 한돈 인증사업 활성화와 함께 건강식 한돈 메뉴 개발 및 팝업스토어 운영, 수출 지원 등 새로운 한돈 소비 시장 개척 방안을 담았다.

한돈자조금은 또한 한돈 생산 기반 및 연구·개발 강화를 위해 제도 개선, 수급 예측, 인력 양성 교육, 품질·경쟁력 제고 사업, 질병 재발 방지 활동, 한돈 관련 제품 검증 사업 등도 추진 한다는 계획이다.

한돈자조금은 올해 사업 예산으로 지난해 보다 16억5360만4000원(7.3%) 증액한 318억4614만5000원을 편성했다. 정부지원금(54억3800만원)이 5억9500만원 감소했으나 사육 및 도축두수 증가에 따라 농가거출금이 지난해 대비 11억9025만5000원 늘기 때문이다.

이병규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은 “자조금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해 그 효과를 극대화하고 한돈산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우유자조금
중·장년층 신 소비시장 개척
다이어트·노화억제 효과 홍보
30~50대 주부 소비층 공략 


▲우유자조금=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그동안 아동에 집중했던 우유 소비·홍보에서 벗어나 청년 및 중·장년층까지 홍보를 확대해 신규 우유 소비 시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유자조금의 올해 사업 예산은 총 118억35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8억4100만원이 줄어들었다. 사업 예산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2014년부터 이어온 감량과 감축 등의 원유 수급 조절 정책으로 인해 농가 거출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현재 우유자조금은 농가들이 유업체에 납유하는 원유에 ℓ당 2원의 자조금을 거출하고 있는데 지난해 농가 거출금은 43억원이었지만, 올해는 원유 생산량 감소로 41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예산 규모가 축소됨에 따라 기존의 사업들도 축소됐다. 소비홍보사업의 경우 82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87억7000만원에 비해 5억2000만원 예산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우유자조금 측은 기존의 우유의 날 행사와 우유 소비촉진을 위한 박람회 등에서 예산을 줄이고 간접 광고(PPL)와 PR 홍보 사업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해 소비자에게 간접 홍보를 진행하기로 했다.

교육·정보제공사업도 예산이 23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25억4000만원에 비해 2억3000만원 정도 축소됐다. 기존의 청소년 건강 성장 캠페인과 우유알림장 배포 등의 사업을 없애고, 주부 우유 요리교실 등에 예산을 증액해 30~50대 연령의 주부의 우유 소비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조사·연구사업은 지난해와 비슷한 1억9700만원으로 예산이 책정됐다. 올해에는 우유섭취와 다이어트와의 상관관계 연구와 우유섭취를 통한 세포 노화억제 유효성 관련 연구 등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20대와 30~50대 연령에게 우유의 장점을 홍보할 예정이다.

김진중 우유자조금 사무국장은 “인구절벽으로 아동의 우유 소비가 줄어 새로운 소비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면서 “20대의 관심사인 다이어트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30~50대 주부들의 관심사인 요리교실과 노화억제 연구 등을 통해 우유 소비시장 다각화를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육우자조금
소비·홍보·수급안정에 온힘
홈쇼핑 채널 3~4곳 입점 목표
'육우 이름 변경사업'도 진행


▲육우자조금=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올해 육우 판매 매장 증설, 홈쇼핑 런칭 등을 통해 판로를 확대하고, 육우의 이름 변경을 통해 소비자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갈 계획이다.

육우자조금의 올해 사업 예산은 총 16억원으로, 지난해 14억8000만원에 비해 1억2000만원 증가했다. 당초 육우자조금은 대의원회에서 올해 예산을 지난해와 동일한 14억8000만원으로 의결했으나, 농식품부 승인 과정에서 정부 보조금이 1억2000만원 증가했다.

육우자조금의 올해 사업 계획을 살펴보면 소비·홍보와 수급 안정 사업이 전체 예산 집행의 78%(각각 39%)를 차지하고 있다. 두 사업에 대한 예산 집행 비중이 높은 이유는 현재 육우를 판매하는 매장 수가 많지 않고, 소비자 인지도 또한 낮아 판매량이 저조한 상황이기 때문에 소비·홍보와 수급 안정 사업을 통해 육우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육우자조금은 올해 육우 판매 매장이 내부 인테리어를 새롭게 할 때 매장당 1000만원씩 총 1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재 소수의 유통 상인이 독점한 육우 시장의 판로를 다각화하기 위해 홈쇼핑 채널 입점을 현재 1개에서 올해 안으로 3~4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소비자의 육우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육우 이름 변경 사업’도 진행한다. 현재 상당수의 소비자가 육우를 저등육으로 인식하고, 심지어 육우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현주 육우자조금위원장은 “육우가 유통 판로도 부족하고 소비자 인식도 좋지 않기 때문에 국내산 쇠고기 시장에서 점유율이 4%밖에 되지 않고 있다”면서 “육우 산업 활성화를 위해 판로를 다각화하고, 이름 변경을 통해 소비자 인지도를 쌓겠다”라고 말했다.
 

 

■계란자조금
AI 영향 자조금 거출 타격
기존 검증된 사업 위주 진행
"농식품부에 추가예산 요청"


▲계란자조금=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의 올해 사업과 예산이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인해 전면 재편성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 11월 16일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이후 4일 기준 산란계 2255만수(사육 대비32.3%), 산란종계 41만수(50%)가 살처분 매몰돼 계란자조금 거출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계란자조금은 당초 올해 사업 예산을 37억5000만원으로 세웠었다. 올해 거출금의 경우 2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억2000만원가량 높게 책정했는데, 이번 산란계 및 산란종계 살처분 매몰로 8억원 이상의 거출금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정부의 매칭 펀드 역시 줄어들어 사업 계획 재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계란자조금은 올해 계획된 사업에서 신규 사업을 제외하고, 기존에 진행해왔던 검증된 사업 위주로 재편성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계란자조금은 소비·홍보 예산을 지난해에 비해 5억3500만원을 삭감한 8억2500만원, 조사·연구 사업도 지난해에 비해 700만원 삭감한 2000만원으로 편성했는데 이 부분에서 예산 삭감이 이뤄지는 것은 무리인 상황이다. 반대로 교육 및 정보제공 사업 예산을 지난해에 비해 8억3400만원 증액한 16억9100만원으로 책정했는데, 해당 부분에서 예산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계란자조금 측은 사업 규모 축소로 인한 산란계 산업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농식품부 측에 추가 예산 편성을 요청할 예정이다. 안영기 계란자조금위원장은 “거출금이 줄어들면 정부 매칭 펀드도 줄어들게 되는데, 사육 기반의 절반이 소멸한 시점에서는 소비·홍보만이 산업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다”면서 “농식품부에 추가 예산 편성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정수·안형준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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