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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닭띠 농업인 새해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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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7호] 2017.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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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붉은 닭띠의 해다. 새벽마다 “꼬끼오”를 외치며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닭은 부지런함의 상징이자 새로운 세상의 시작을 의미한다. 이는 새벽부터 일을 시작하는 농민들의 부지런함, 지난해의 어려움을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2017년을 시작하려는 농민들의 의지와 일맥상통하다. 그래서 닭은 농민들에게 잘 어울리는 동물이다. 이에 본보는 선견지명으로 미래에 대한 대처능력이 있다는 닭띠의 해에 태어난 농업인 두 명을 만나 붉은 닭띠의 해를 맞는 그들의 각오, 새해 포부 등을 들었다.
 

   
▲ 농업회사법인 더푸른의 정준래 대표는 부지런함을 상징하는 닭처럼 2017년을 부지런히,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한다. 농가와 소비자들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는 그의 꿈이 2017년 실현되길 기대한다.

"원예농가-소비자 잇는 더 튼튼한 연결고리로"
정준래 더푸른 대표

도시텃밭·옥상정원 사업 심혈
개인이 쉽게 텃밭 가꿀수 있게
조립형 모듈 제작해 보급
조경수 용기 개발 마무리 온힘


농업회사법인 ‘더푸른’을 설립한 정준래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전남 보성에 태어난 그는 대구에서 초·중·고교와 대학교까지 나왔다. 대구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 2006년 졸업했다. 농업과의 인연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그는 2006년 한국농수산대학 화훼학과에 입학하며 농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정 대표는 “대학 졸업 후 과연 이 일(사회복지)이 나와 맞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다른 길을 찾기로 결심했고 평소 꽃을 활용한 장식에 관심이 많아 진로를 그쪽으로 결정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신문에서 우연히 한국농수산대학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됐다”며 “학교에 화훼학과는 물론 화훼 장식 관련 교과과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입학 절차를 밟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농수산대학의 대부분 학생들이 영농기반이 있고 어렸을 때부터 농사를 접한 반면 정준래 대표는 한국농수산대학에서 모든 것이 낯설었다. 정 대표는 “농사가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막연하게 꽃을 키워서 직접 장식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학교에 왔다”며 “농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가 수업을 들으면서 많은 걸 배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학 기간 동안 본인이 생각한 진로에 맞게 수업을 들었다. 2학년 때 10개월 동안 진행하는 현장실습도 대부분 농장으로 가는 것과 달리 ‘옥상 녹화’라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했고 재학생 중 최초로 ‘인공지반 녹화시스템 디자인 개발’이라는 아이템으로 한국농수산대학 내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했다.

2009년 졸업 후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한 정준래 대표는 사무실을 경기 화성으로 이전한 후 도시텃밭과 옥상정원 등에 집중하고 있다. 꽃은 학교 동기들이나 선후배, 꽃시장 등에서 직접 구매해 도심을 꾸미는데 활용한다. 정 대표 입장에서는 원하는 꽃을 쉽게 구할 수 있고 학교 지인들은 꽃 출하에 도움을 받고 있는 윈-윈 관계인 것이다.

정 대표는 “사실 처음에는 직접 농장에서 꽃도 재배했었지만 채산성이 낮아 정리하게 됐다”며 “도시텃밭은 내 생활권 내에서 꾸밀 수 있는 것을 해야 지속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개인들이 손쉽게 텃밭을 만들 수 있도록 조립형 모듈을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고성군농업기술센터의 치료정원, 춘천농업고교의 실내정원설계, 당진시농업기술센터의 시설물 조성, 칠곡군농업기술센터의 실내원예치료실, 대구시지 노인전문병원의 치유정원 설계, 서울중앙교회의 옥상텃밭, 쌍용A/S센터의 도시농업학습원 조성,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도시농업학습원 조성, 노원구 근린공원 내 도시농업체험장 조성, 잠실 신천중학교의 학교텃밭 조성 등이 그의 작품이다. 정 대표는 “도시와 자연의 공생을 꿈꾸며 도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더푸른 세상을 지향한다”면서 “아직 사업을 하며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도시농업과 생활원예 관련 일을 잘해서 도시민들에게 농업의 소중함과 꽃의 아름다움을 알려주는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1981년 닭띠생으로 올해 37세가 된 정준래 대표는 닭띠해인 2017년이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정 대표는 “도시민들이 쉽게 텃밭을 할 수 있도록 소비자들과 소통을 통해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가겠다”며 “또 꽃을 정기적으로 소비자들이 받아볼 수 있는 아이템도 만들어 꽃을 바라보는 소비자와 농가들 모두 웃게 만들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농촌진흥청·한국농수산대학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조경수 용기 개발 관련 연구과제도 마무리해야 하는 중요한 해다. 그는 “이 연구과제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년 동안 진행되고 있다”며 “조경수 생산 농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농업으로 도시와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고 믿는 그는 “매일 새벽 같이 일어나 아침을 깨워주는 닭의 부지런함과 새벽부터 일을 시작해야 하는 농사, 화훼 일이 비슷한 구석이 많다”며 “닭의 해에 닭띠인 제가 닭처럼 더욱 부지런하게 뛰어다니겠다”고 다짐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재배 비법 아낌없이…더불어 잘 사는 한 해로"
'명신포도농원' 운영 김동섭 씨

우리지역 물건 좋다 소문나면
영천 농민들 다같이 성공
수입개방 걱정되지만 자신있어
철저한 품질관리·연구 계속  

   
▲ “농민 여러분 파이팅 합시다”라는 김동섭(좌) 씨와 한용호(우) 한국농업경영인영천시연합회장. 한 회장은 “동섭이는 포도 TOP10, 나는 돼지 TOP10으로 농축산업을 지켜낼 수 있도록 한국농어민신문이 앞장서 달라”는 신년덕담을 전한다.

 

 

“농민들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정유년(丁酉年)이 됐으면 합니다.”

경북 영천시 북안면에서 ‘명신포도농원’을 운영하는 닭띠 농민 김동섭(48) 씨의 바람이다. ‘더불어 잘살자’는 것은 시설 3960㎡(1200평)를 포함해 9900㎡(3000평) 포도농사로 1억원이 넘는 순수익을 내기까지 김동섭 씨의 경험에서 우러나고 지켜온 신조다.

그는 경북 포항의 철강회사를 다니다가 지난 1994년 부친의 작고를 계기로 영농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막상 부딪혀본 현실은 달랐다. “이웃에서 거름을 내면 나도 따라하는 식이었는데, 잘하는 사람들의 경우 나름의 노하우라고 농사기술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며 “이때 어떻게든 성공하되, 나만 잘 사는 게 아니라 다 같이, 더불어 잘살겠다고 결심했다”고 전한다.

이후 문턱이 닳도록 농업기술센터를 찾아 포도교육을 받고, 경영 및 재배기술을 쌓았다. 그는 “포도박사나 전문가들로부터 많이 배웠지만 시험포장이란 제한된 공간의 결과를 바탕으로 가르쳐주기 때문에 실제농사와는 차이가 있다”며 “배운 것을 우리농장의 토질이나 환경에 맞게 응용하면서 나만의 기술을 만들어왔다”고 강조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 2016년에 9900㎡(3000평) 포도농사로 순수익 1억원을 넘겼고, 10월말 개최된 ‘제25회 전국으뜸농산물한마당’에서 농촌진흥청장상도 받았다. 농민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고품질, 고소득의 비결은 꼬박꼬박 작성해온 영농일지. 그는 “축산이 아닌 경종에서, 매출이 아닌 순수익 1억 원을 내는 것이 쉽지 않은데, 영농일지를 꾸준히 써온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과거 이맘때 날씨는 어땠는지, 병해충방제는 어떻게 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당해 연도 상황을 감안해 농사짓기 때문에 시행착오는 점점 줄어들고, 생산성은 점점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그가 몇 차례나 강조한 것은 ‘더불어 잘살자’는 것이다. “나 혼자 특출한 것보다는 우리지역의 물건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 결국 영천농민들이 잘살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소신을 실천하기 위해 그는 2008년 ‘북안무핵(씨 없는)포도작목회’를 주도해서 만들고, 회원들에게 포도기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눴다. 그는 “당시에는 조생종 포도인 캠벨얼리를 주로 재배했는데, 4배체 포도인 씨 없는 ‘거봉’이 수익성이 더 높다는 판단에 젊은 사람 8명이 참여해 작목회를 만들었다”며 “현재 30명 정도가 활동하는데, 철저한 품질관리로 어디에 출하하든 제값을 받는다”고 전한다.

수입개방에 대처하는 김동섭 씨의 자세도 호기롭다. “아무리 어려워도 자기분야 TOP10에 들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마음가짐만 그런 것이 아니다. 경쟁력 향상을 위해 실혈을 기울여 연구하고 실천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칠레FTA로 전국의 포도농가들이 폐원에 나서던 2000년대 중반 8000만원의 자비를 투자해 1980㎡(600평)의 연동비닐하우스를 지었다. 알 솎기와 같이 일손이 몰리는 것을 분산하자는 취지였는데, 결과적으로 수익성 제고에도 도움이 됐다. 그는 “하우스와 노지의 수확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6월부터 9월까지 포도를 출하한다”며 “품질관리를 통해 일정한 당도가 넘는 포도를 꾸준하게 출하하는 것이 가락동농산물도매시장에서 좋은 시세를 받는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한다. 상인들이 신뢰하는 품질은 기본이고 꾸준히 거래하기 때문에 가격변동이 크게 없다는 것이다.

TOP10을 위한 노력은 더 있다. 김씨는 2015년 저농약농산물인증제도가 없어지는 것에 대응해 GAP(농산물우수관리인증)생산으로 전환했고, 포도밭의 고랑도 다른 농가보다 넓다. 지역의 ‘거봉’포도 재배농가들이 180㎝ 전후의 간격으로 재식하는데, 김씨는 250~270㎝로 심었다. 충분한 엽수를 확보하면서도 채광 및 통풍이 잘되게 재배하는 것이 고품질 생산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노지포도 비가림시설도 남들과는 다르다. 완전 개폐가 가능한데, 겨울철 동해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시장조사와 포도나무의 세력, 식감, 색깔, 품위 등을 감안해 수시로 품종갱신도 한다. 현재는 ‘거봉’과 ‘자옥’(거봉계통 조생종), 청포도인 ‘샤인머스킷’, 적색포도인 ‘베니바라드’ 등을 재배하는데, 작년에는 ‘샤인머스킷’이 효자였다.

기술력 향상은 수익성 제고로 이어졌다. 그는 “똑같이 ‘거봉’ 포도를 키워도 600평 기준 매출이 농가에 따라 500만~3000만원까지 6배 넘게 차이가 나는데, 기술력에 따라서 다르다”면서 “600평에서 ‘샤인머스킷’을 재배해 60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거봉’은 600평에 매년 2000만원이 넘는 소득을 냈다”는 고 전한다.

닭은 부지런함과 풍요의 상징이다. 닭띠 농민 김동섭 씨는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 듣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농사가 마냥 좋단다. 그리고 지난 20년간 정말 부지런하게 농사를 지었더니 이제는 조금의 여유도 생겼단다. 그래서 자신의 노하우를 더 많은 농민들과 공유하고, 우리농촌이 보다 풍요로워지는데 사용하고 싶단다. 정유년 닭띠 해 ‘더불어 잘살자’는 김동섭 씨 소망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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