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를 16일 ‘경계’단계에서 ‘심각’으로 위기경보 단계를 격상했다.

무엇보다 AI가 서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발생이 지속되고 지역 간 수평전파도 확인되면서 살처분 마리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AI는 야생철새의 도래 확대와 겨울철 소독 여건은 추위로 인해 더욱 악화되고 영남지역 산란계 밀집지역에서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는 등 그야말로 위기 상황이다.     

AI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단계로 격상되면 AI방역대책본부가 AI중앙사고수습본부로 전환되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본부장을 맡게 된다. 또 AI발생 지자체에 한해 설치됐던 지역재난안전 대책본부가 모든 지자체로 확대 설치되는 등 행정조직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AI의 발생속도를 보면 지난 12일 247농가에서 발생해 981만7000수가 살처분 됐는데 불과 2일 후인 14일에는 266농가에서 발생, 1140만1000수가 살처분 되는 등 빠르게 확산되는 모양새다.

산란계 농장을 중심으로 AI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현장 전문가 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우선 산란계사 뒤편에 마련된 출하장이 원인인데 출하 시 난좌에 쌓여진 계란이 계사를 거쳐 출하되는 것이 AI확산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출하장을 농장 입구 쪽에 다시 신축하려해도 지자체와 환경부, 국토부 등의 신축제한 규제에 막혀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1개 산란계 농장을 출입하는 유통상인이 보통 3~4명인데 이들에 의해 AI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에 발생하는 몇 몇 건의 AI는 계란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수평전파에 의해 발생된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산란계사 출하장 신축허용과 AI확산을 부추기는 유통상인을 비롯한 외부인의 농장출입 차단, 계란수집 방식의 전면적인 개선을 통해 AI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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