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과라도 시기별로 품종간 경합관계가 나타나 사과 소비와 가격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비자 선호 품종 및 수출용 신품종으로 사과 출하를 분산시키는 등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황찬영 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장과 신인식 농산업융합연구소장이 발표한 ‘산지 농협공판장의 사과 품종 간 상호대체관계 분석’ 논문을 통해 제시됐다. 이 논문은 지난 18일 한국협동조합학회지에 제출됐고, 최근 열린 한국협동조합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되기도 했다.

만생종 부사-미얀마, 조생종은 아오리-홍로 경합
숙기 맞추기보다 출하조절 급급…대책 마련해야


황찬영 장장 등은 사과 품종 간 상호 관계 분석을 위해 2005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사과를 비롯해 국내외 주요 과일의 월별 출하 자료 등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수입과일 중엔 바나나와 수입포도가 사과와 대체관계를 보였다. 사과 중에선 주요 품종인 부사와 미얀마, 아오리, 홍로, 요까 등 5개 품종을 선택해 분석한 결과 부사와 미얀마는 만생종으로, 아오리와 홍로는 조생종으로 경합관계를 보였다. 이런 경합 관계를 보이다보니 산지에선 숙기에 맞추기보다는 출하시기를 당기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 또한 이는 소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황찬영 장장은 “당도나 맛 등 품위가 주가 돼야 하는데 사과 내에서도 품종 간 경합 관계를 보이니 출하시기를 당기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는 결국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응하는 등 사과 산업 발전을 위해선 △수출용 신품종 생산 장려 및 품종 전문 수출단지 조성 △소비자 선호에 부합하는 사과 품종 개발 및 육성, 보급 △정부와 지자체 및 생산자단체 등 관련 조직 간 체계적인 분업 체계 구축 △1인 가구 증가와 가구원 수 감소 등에 부응하는 소포장 등의 판매, 유통경로 정착 △추석 전후 출하되는 조숙계 후지 품종 등 수요가 위축되는 품종의 생산 감축 고려 등의 필요성이 제시됐다.

황찬영 장장은 “이번 논문이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순 없지만 수입과일이 늘어나는데다 사과 품종 간 경쟁도 심화되며 사과 소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 속에 좀 더 산지에서 대응할 수 있고 사과 품종 간 경쟁도 분산시키기 위해 ‘사과 품종 간 상호대체관계’를 분석하게 됐다”며 “사과 소비가 유지되고 또 늘어나기 위해선 최대의 적기에 사과를 출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사과 품종 간 경쟁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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