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나의 침실 벽에는 나의 양친 사진이 걸려 있다. 나는 42세의 아버지 외아들로 태어나서 자랐다.일본의 식민지 통치 36년동안을 살면서 자나 깨나 나라 망한 비분으로 부모들과 집안 생각을 못하고 살았었다. 부모 섬김에 등한했고 자녀교육에도부실했다. 더구나 집안 살림은 돌보지 않고 살아온 셈이니 남편 노릇도 제대로 했을 리가 없다. 모두 후회되는 일 뿐이다. 그러나 스승에 대해서는내 나름대로 한 평생 한결같이 받들고 살아 왔다. 그 스승이 젊은 나를 사람 노릇하게 가르쳤기 때문이다.침상에 들때에 나는 양친의 사진 앞에 합장하고 눕는다. 잠이 깨었을 때에도 먼저 사진 앞에 합장한다. 나의 불효를 되씹기 위해서다. 양친의 사진아래에는 80이 넘은 백발의 내 작은 사진을 걸어놓고 그 사진이 양친을 모시게 하고 있다.<성천 류달영>발행일 : 97년 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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