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농림부는 지난 18일 농정사상 처음으로 농산물 수출촉진대회를 개최하고, 공세적 수출농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번 행사에는 농업관련 기관.단체장.수출농업인과 농산물 수출업체등 총 6백명이 대거 참석함으로써사회전반의 경제살리기 운동에 농업분야의 종사자도 적극 동참한다는 의미를 반영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정부는 이날 농산물 수출의 획기적 증대를 위해 1천억원을 투자, 전국 3개지역에 첨단 원예수출농단을 조성하고 신품종개발과 새로운 재배기술의 도입, 해외시장개척 및 보험제도 시행 등의 노력을 더욱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이러한 대책과 광역 수출단지를 운영하게 되면, 10년후인 2006년에는 시설채소의 수출을 현재 수준(96년 5천톤)의 10배인 5만톤(약 2천억원)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화훼수출은 현재 수준(96년 41억원)의 21배인 8백60억원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예측은 세계최대의농산물 수입국인 일본이란 황금시장이 우리와 가까운 거리에 있어 충분히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그러나 우리는 농산물수출에 대한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자세에 대해 찬사를 보내면서도 일본이란 황금시장이 지척에 있고 돈을 많이 투자 한다 하더라도 현실적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수출확대는 장밋빛꿈에불과하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한다.우선 일선 현장에서 농산물 생산에 참여하는 농가들이 얼마나 수출마인드를 갖고 있느냐하는 점이다. 물론 농축산물의 수입개방이 늘어나면서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농축산업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국내 농축산업의 생산기반 붕괴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많은사람이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농민을 제외하고 많은 농민들이 수출에 대한 마인드가 부족, 국내 농축산물 가격이 폭등하면 수출계약 물량도 내수시장에 판매함으로써 지속적인 수출이 어렵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앙단위에서 수출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관련단체들이 농산물 수출촉진대회를 개최했다고 하지만 이러한 열기가 일선 농민들까지 확산되지 못하면단순 구호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부는 일선 현장 농민들이 수출경영 마인드를 갖고 정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해야한다.국내 농산물 수급에 상관없이 고품질의 수출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도록생산및 수출기반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다. 바로 이러한 방안의 일환으로정부는 전국 3개 지역에 많은 자금을 투자해 대규모 수출농단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계획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이 뒤따를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가 농축산물 수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대책중하나인 돼지고기 품질개선단지의 경영이 어려워 절반이 부도 직전에 있으며, 대표적인 수출단지로 각광받던 경남 밀양의 산내영농조합법인의 부도는수출 기반확충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특히 이번 수출농단은 지난해 삼성, 진로, 세모등이 참여를 시도해 비난을받았던 화훼계열화사업과 내용상으로 유사한데다 사업계획상에도 대기업 참여를 금지하는 조항이 빠져 있어 또다시 재벌을 합법적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따라서 우리는 이런 의욕적인 대책을 추진하기 앞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수출대책들의 문제점을 정확히 분석하고 일관성 있는 수출대책을 추진해야할 것이다.아울러 우리의 농산물을 외국사람들에게 알리는 단순 홍보대책보다 우리의식문화와 함께 우수 농축산물을 소개하는 전문영문잡지를 적극 활용하는 홍보방법도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발행일 : 97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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