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철 건국대학교 축산식품공학과 교수

최근 제시되는 소비시장의 메가트렌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657만 명 정도로 총인구의 13.2%이다. 전체 인구 중 노인 인구가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로 분류한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의료와 바이오산업이 주목받고, 의약과 식품군에서 건강식과 기능성 식품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식품안전에 대한 인식과 관심, 자국 식품의 세계화 노력 등으로 에스닉 푸드(ethnic foods: 외국 전통 음식) 시장이 확산하는 추세다. 

가구당 인구도 감소하여 현재 가구당 2~3인이 생활하고, 1인 가구는 전체 인구의 27.2%인 520만 명으로 크게 늘면서 편리성과 간편성을 강조한 제품이 요구되고 있다. 독신 가구뿐 아니라, 노인 가구가 증가하고 여성 취업이 증대하면서 편의 식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또한, 한 곳에만 정착하지 않고 여러 생활공간에서 자연을 즐기는 삶을 추구하면서, 관광과 이국적이거나 이색적인 다양한 문화에 관심을 둔다. 

경제가 발달하면서,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정보 내용-플랫폼-네트워크-장치가 융합되고, 정보공유가 이루어지면서 대칭적인 공유가 가능해지고 있다. 동시에 정보유통의 보안도 중요해지면서 보안서비스 시장에도 기회가 생겼다. 천만 인구의 도시가 생기면서 도시의 개성과 브랜드가 중요해졌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수준인 2527만 명이 수도권에 집중해 거주하고 있다. 연예나 오락과 미디어가 저성장 시대의 고성장 가능한 사업 군에 들었다. 세계 경제 성장에 동아시아가 주도하면서 우리나라에 기회로 작용하고, 남북 경제 통합을 기대하면서 새로운 실크로드를 통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고령화·안전성 강화에 맞춰 생산 

이러한 생활 방식과 소비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식품 분야에서의 생산기술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생산기술개발의 트렌드는 건강, 즐거움, 운동, 편리성, 윤리로 정리된다. 건강은 의학과 치료, 천연원료와 자연, 채식을 강조하고, 즐거움은 교양이나 세련함, 이국적, 오감 자극, 재미가 강조된다. 운동은 체중조절, 미용, 에너지와 웰빙을 강조하고, 편리성은 시간절약, 간편함을 강조한다. 윤리는 자연에서 생산, 환경 친화, 공정거래를 강조하는데, 호주산 쇠고기의 마케팅에서 청정을 강조하는 경우다.

우리나라 식품 소비구조는 전국의 1인당 식품소비량이 도시의 1인당 식품소비량에 비해, 육류를 제외하고 대체로 많은 편이고, 외식지출은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곡물 소비량은 2000년도를 정점으로 감소추세다. 해조류와 해조 가공품도 감소 추세인데, 이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녹조 현상 및 수입 어류에 대한 중금속 논란, 방사능 파문 등에 기인한다.

곡물 가공품, 빵 및 떡류, 육류 및 육류 가공품, 유제품 및 알, 커피, 당류 및 과자류의 소비가 증가하는 것은 대중적인 식사 문화가 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곡물가공품과 빵 및 떡류의 증가는 과거 밥 위주의 주식에서 벗어나 현대에는 빵, 면류 등을 즐겨 먹는 식습관에 기인한다.

기후변화 대응·환경보전 역할까지

육류소비의 증가는 경제적 성장에 따라 동물성 단백질 수요가 증가했고, 무역자유화에 따라 저렴한 육류가 대량으로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1인당 육류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였고, 이러한 증가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육류의 소비량은 선진국 사례를 볼 때,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후의 소비수준은 꾸준히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가공기술이 발달하면서 유제품 소비도 증가하고 낙농 선진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다양한 유제품 또한 무역자유화에 따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과자나 커피, 당류와 같은 기호식품의 소비량이 증가하는데, 특히 커피시장은 급격한 성장으로 브랜드 제품과 전문판매점 시장이 확대되면서 가정 내외 소비가 늘어났다. 수산품과 유지류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건강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식품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려는 소비 태도를 보이면서 신선한 과일과 채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외식 빈도와 비용이 많이 늘어났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의 주 1회 이상의 외식 빈도가 2010년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다. 소비자 물가 조사 결과에 의하면, 향후 줄여야 할 항목으로 외식비나 외식 횟수를 제시하지만, 실제 외식 횟수와 비용은 증가하고 있다. 맞벌이 비율은 과거 전체 가구 중 약 20%이던 것이, 꾸준히 증가하여 현재 35% 수준까지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소득수준도 꾸준히 증가했는데, 맞벌이 부부와 소득이 늘어나면서 외식비용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가정 내외에서 소비하는 신선 농산물, 원료 또는 재료 농산물, 그리고 식품은 과연 어디서 오는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물론 그 원천은 농업부문이다.

농업인 없으면 미래 기약 불가능

농업은 모든 경제에 있어 가장 기본인 부문으로서, 새삼스럽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모든 인류에게 식량과 영양을 공급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안정과 구성원의 건강을 책임진다. 지구상 전체 인구의 절반이 농업생산과 농업생산 관련 산업에 종사한다. 세계적으로 농업은 가족, 남녀노소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크게는 한 국가의 국내 총생산(GDP)에 기여한다.

지구 경제에서 가장 기본이면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기다. 농업인은 기후변화 의제의 일선에 서 있다. 농업은 기후변화에 직접 영향을 받고, 농업인은 세계적으로 제기되는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인구 증가, 기후 변화, 시장 경쟁 심화, 환경 보전에서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천하면서 생산성을 증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업 경영 및 농식품 마케팅 능력을 키우면서 기업가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지구촌 경제는 효율성과 수익성에 기초한다. 농업도 마찬가지다. 효율성과 수익성을 달성하려면 혁신 자세와 함께 새로운 기술 개발과 적극적인 수용이 필요하다. 농업인의 사업전략 방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식량을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 할 일이 많다. 

마케팅 컨셉에서는 소비자 주권을 강조하면서 생산자가 소비자를 왕 또는 여왕으로 우러러보길 바란다. 이는 소비자를 위에 위치하고 생산자 농업인은 아래에 두자는 의미가 아니다. 서로 보다 가까이 위치하며 보다 잘 이해하면서,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개발하라는 뜻이다. 멀지 않은 과거에는 농민이 우리의 아버지이자 어머니였다. 현재 농업인이 우리 자신이라면, 미래 농업인은 우리의 딸이자 아들이다. 농업인이 없다면 식량 생산이 불가능하고, 식량이 확보되지 않으면 미래를 어떻게 기약할 수 있는가. No farmers, no food, no future.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