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 계약사육농가 최대 일주일 지연, 사육비 증가·사료효율 저하
마리당 50원 보상 요구했지만 업체는 연료비 5원 지원 그쳐 논란


육계계열업체 동우의 계약 사육농가들이 병아리 품질에 문제가 있어 피해를 입고 있다며 동우를 상대로 보상과 해결 방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동우 계약 사육농가들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병아리 품질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1.5kg기준 30~32일 사육하면 출하를 했지만, 올해 초부터는 증체저하 현상이 발생해 시설현대화를 한 농가는 35일, 시설이 좋지 않은 농가는 37일 등으로 출하가 지연됐다.

출하가 지연되다보니 연료비 등 사육비 부담이 가중되고, 사료효율도 기존에는 1.4 정도였지만 현재는 1.6으로 저하됐다. 사육 농가들은 사육 1회전 다른 종계업체의 병아리를 사육할 때보다 5만수 기준 400만원 가량 수입이 줄어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동우의 계약 사육농가가 150여 농가인 것을 감안하면 1회전 당 농가 수입 감소 피해액이 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이유에서 농가 이탈현상도 발생해 올 초 계약농가 수가 240여 농가였지만, 현재 150농가 정도로 줄어든 상황이다.

동우 농가들은 병아리가 작년 11월부터 기존의 미국과 영국 산이 아닌, 프랑스 하바드(HUBBARD) 사의 플랙스 FF타입 종계에서 태어난 병아리가 사육농가에 제공되기 시작하며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동우의 한 계약 사육농가는 “다른 품종은 사육 시 크게 문제가 없는데, 하버드 사의 종계에서 부화된 병아리는 증체 저하로 인한 사육 일수가 길어져 농가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병아리 품질에 불만이 있는 농가들이 타 회사로 이탈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동우는 기존에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종계를 수입했지만, 해당 국가에서 AI(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 국내로 수입이 금지되자 프랑스 하바드 사에서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하바드 플랙스 종계 (암탉 기준) 약 32만수를 수입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동우가 수입한 프랑스 하바드 사의 플랙스 종의 경우 지난 2006~2007년에 육계계열업체 마니커가 원종계 사업을 위해 1만수가량 수입했지만, 국내 사육 환경과 맞지 않아 사육 성적이 좋지 않은 점을 이유로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동우 소속 사육농가들은 사육비 감소 등의 농가 피해가 증가하자 지난 7월 동우 측에 연료비 지원, 출하분에 대해 마리당 50원의 사육비 보상, 영양제 보급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동우 소속 사육농가들에 따르면 동우 측에서는 하버드 플랙스 FF타입 종계에서 태어난 병아리가 납품된 농가에 마리당 5원씩 연료비를 지원해 줬을 뿐, 이후 대책이나 보상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동우 소속 한 사육농가는 “계열업체는 최종 출하분에 대한 kg으로 농가 사육비를 제공하기 때문에 계열업체 입장에서는 손해가 거의 없다”면서 “반면, 사료효율이 떨어지고 출하일수가 늘어남에 따라 연료비도 증가하는데 이를 농가들이 떠안는 셈으로 동우가 하루빨리 플랙스 종계를 도태하거나, 다른 품종의 병아리를 농가에 보급해야 한다”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와 관련 동우 측은 하바드 플랙스 FF타입 종계에서 태어난 병아리가 기존의 병아리와 비교해 생산성 차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이와 함께 농가들에 대한 피해 보상도 이뤄졌고, 향후 다른 타입의 종계를 농가에 납품한다는 입장이다.

동우 관계자는 “기존의 병아리와 생산성을 비교해도 작은 차이만 있을 뿐, 농가들이 주장하는 만큼 경제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면서 “농가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건 초란에서 태어난 병아리가 약간의 생산성 저하가 있었을 뿐, 이후에는 문제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하바드 사 플랙스 FF타입의 종계는 경제주령이 끝나감에 따라 연말에 납품이 중단될 예정이고, 현재는 하바드 사의 플랙스 SF타입의 종계에서 태어난 병아리를 9월부터 농가에 납품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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