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공사 내년 예산 38억원 증액 요청했지만 삭감
업계 “도매시장 물류효율화 제고 위해 필수” 목소리


농산물 유통과정에서의 물류효율화를 위한 인프라 가운데 하나인 물류기기 지원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가락시장의 팰릿 출하물량이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4년 11만3000톤으로 전체 거래량 가운데 5%에 불과하던 팰릿 출하물량은 2015년 62만8700톤으로 전체 거래량 가운데 25%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농산물도매시장의 팰릿 출하물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산지의 여건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정부는 물류기기 공동이용 지원사업에 162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서울 가락시장에 출하하는 출하자들에게 지원된 금액은 7억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업계는 도매시장의 특성상 팰릿 출하를 하지 않아도 되다 보니 대형 유통업체에 출하하는 출하자들이 이 사업의 예산을 대부분 이용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가락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공영도매시장에 출하하는 출하자들에게 지원된 금액은 극히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서울시공사는 내년 사업에 올해보다 38억원이 증액된 200억원의 예산을 신청했지만 기획재정부로부터 삭감이 됐다. 아직 2차 예산 심사와 평가가 남아 있지만 이 예산이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이와 함께 산지에서 팰릿 출하가 이뤄진다고 해도 도매시장에서 이를 하역할 수 있는 장비가 부족할 경우 농산물 물류효율화는 요원한 상황이다. 이에 하역기기 구입 지원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지게차, 전동차 등 농산물 도매시장의 하역과 관련된 물류기기 구입 지원사업을 펼쳐 왔다. 이 사업은 일몰사업으로 현재는 지원이 끊긴 상태다.

이에 농산물 공영도매시장에서 지게차나 전동차 등 하역기기를 구입할 경우 일정 부분의 정부지원이 이뤄져 도매시장의 물류효율화가 진척을 거둘 수 있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한 농산물도매시장법인의 관계자는 “농산물의 물류효율화는 도매시장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현재의 산지 지원이나 도매시장의 물류기기 구입 지원으로는 도매시장의 경쟁력이 일반 유통업체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정부와 국회에서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공사의 관계자는 “일부 품목에서는 팰릿 출하나 하차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산지와 도매시장의 지원이 현재에 비해 확대된다면 농산물 물류효율화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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