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이제부터 농민은 과거와 같이 우선적으로 희생되고 보답은 받지 못하는 현실은 사라질 것이다.”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19일 농민단체 대표를 비롯한 농업계인사 3백여명과의 신년하례식에서 이같은 의지를 천명했다. 수십년간 지속된 산업화정책하에서 소외되고, IMF위기상황에서 붕괴 직전까지 몰리고 있는 우리 농어업과 농어민에게 실로 구원의 손길과도 같은 약속이다. 이제 우리 농어민들은김대중 차기대통령과 함께 농민이 대접받고 잘 살 수 있는 시대를 열어갈것이라는 희망을 안게 된 것이다.비록 IMF로 인한 어려움이 거센 것이 사실이지만 김 당선자의 약속으로 농어민들의 사기는 충천할 것임이 분명하다.특히 김 당선자는 그동안 어느 정치지도자보다 농어업의 가치와 중요성을인식하고 정책대안을 끊임없이 제시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약속은 우리에게큰 무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작금의 농업위기를 극복해 가기 위해서는 땅에 떨어진 농업인들의 사기를되살리고 정부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런 상황에서 농업인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확고한 자신감으로 제시한김 당선자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얽히고 설킨 실타래의 매듭을 제대로 풀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그러나 김 당선자의 약속을 접하며 우리는 농어민의 쓰린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배려의 의미외에도 농정에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당선자의 의지가 담겨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특히 단순히 농업정책만의 변화가 아니라농업을 포함한 경제정책 기조 전체가 달라지지 않고서는 당선자의 약속은지켜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것은 당선자가이날 농업의 희생위에서 산업을 발전시키는 기존의 경제정책기조를 실랄히비판한 것으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그러나 김 당선자가 새로 정할 전체 경제정책의 기조하에서 농어업이 제대로 대접받기는 당선자의 약속만큼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IMF라는 당면한 어려움이 농어업부문에 대한 배려에 발목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고, 최근 김 당선자 주변에서 경제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인사들의 면면또한 대부분 경쟁과 시장을 강조하는 경제론자들로 농업을 중시하는 가치관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따라서 농업계는 농업도 엄연한 경제발전의 한 주체로서 당당히 대접받아야 한다는 점을 이론적, 실제적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또한 경제발전의 당당한 주체로서 마땅히 당면 경제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짊어져야 할 고통분담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도 보여주어야만 한다. 김 당선자가 농어민들의 설움을 풀어주고 농어민이 대접받는 시대의 개막을 선언한 이면에는 농어민, 농어업도 당당한 경제주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요구가 담겨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발행일 : 98년 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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