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숲? 대관령에? 여기서 쉬면, 진짜 쉴 수 있을 것 같은데.”

강원 강릉의 ‘대관령 치유의 숲’을 본 등산객들의 반응이었다. 대관령을 세 시간째 오르내리고 있었다는 이들 중 김희성(65) 씨가 “원래 이런 곳이 있었어요?”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걷기 좋게 잘 해놨고, 쉬기 좋게도 잘해놓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네 명의 등산객들은 치유의 숲 이곳저곳을 둘러보고는 “다음에 오자”고 서로 다짐한 뒤 하산했다.

명상치유움막·솔향기터 등
곳곳에 치유공간 마련
나무데크 따라가면 전망대
거창한 금강송 숲 장관


지난 4일, ‘대관령 치유의 숲’을 찾았다.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시범운영(6일)하기 전, 이곳의 처음 모습을 보고 싶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총 사업비 74억원을 투입해 완공한 치유의 숲. ‘대관령 치유의 숲’은 ‘산음 치유의 숲’(경기 양평)와 ‘장성 치유의 숲’(전남 장성), ‘청태산 치유의 숲’(강원 횡성), ‘잣향기푸른숲’(경기 가평) 등과 함께 국립 치유의 숲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동부지방산림청은 “치유의 숲은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 향기, 건강 등 산림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산림”이라고 설명하면서 “대관령의 울창한 소나무림에 각종 산림치유활동을 위한 공간이 있다”고 말했다.

224ha에 이르는 면적에는 건강측정실을 포함한 ‘치유센터’와 함께 치유의 숲 곳곳에는 ‘명상치유움막’, ‘솔향기터’ 등 다양한 치유공간이 마련돼 있다. 아직 치유센터는 문을 열기 전이어서 현관 입구에는 새 실내화가 가지런히 정돈돼 있다.

이 중 ‘금강소나무 숲속 치유데크로드’가 눈에 띈다. 치유센터 옆 길, 나무데크는 경사가 거의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게 설계돼 있었다. 나무데크의 끝은 금강송 전망대. 이곳에서는 수령 90~100년 가량인 금강송 소나무가 만들어낸 거창한 숲을 감상함은 물론, 소나무향을 마음껏 맡을 수도 있다.

딸과 함께 왔다는 남주현(40) 씨는 “아이들은 공부 스트레스로, 어른들은 직장스트레스로 하루 살기가 힘들어, 모처럼 시간을 내 치유의 숲을 찾아왔는데, 생각보다 기분이 상쾌함을 느낀다”며 “‘치유받는 게 이런 것이구나’를 오늘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또, 김태수(55) 씨는 “길이 험하지 않아서 어머니와 천천히 걷기가 좋다”면서 “아직은 치유가 뭔질 잘 모르지만, 마음이 정화됨을 느끼면 그게 치유가 아닐까”라면서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대관령 치유의 숲’은 지난 6일부터 시작해, 11월말까지 3개월간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시범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프로그램으로는 임신부(16~34주)를 대상으로 한 신사임당 숲 태교를 비롯해 청소년을 위한 수리수리 숲 학교,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쏠쏘올 테라피 등이 있다. 치유의 숲에서 치유프로그램을 이용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체험희망일로부터 10일전, 전화(033-640-8650~5) 등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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