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김대중 대통령은 16일 농림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앞으로 농정이나가야 할 방향과 관련 매우 의미있는 말을 했다. 김 대통령은 쌀자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벼농사가 수지가 맞아 농민들이 다른 농작물로 전환하지않고 계속 벼농사를 짓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쌀농사의 경우 안정적 소득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다소 수익성은 떨어지더라도농민들이 재배의향을 갖는다는 김성훈 장관의 설명을 듣고도 다시 한 번 수지맞지 않으면 농민이 쌀농사를 지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량농지를 보전하는 것보다 궁극적인 주곡자급을 위해서는 농민이 의욕을 갖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김 대통령의 생각이었다.김 대통령의 이같은 고민은 사실 주곡자급과 농가의 소득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농정당국자들이라면 누구나 가장 기본적으로그리고 중요하게 부딪히는 문제다.우리는 우선 김 대통령이 누구보다도 농업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이해, 애정을 갖고 있는 대통령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첫 농림부 업무보고에서 농정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내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을 높이 사고자 한다. 농업과 농정의 발전을 위한 공무원들의 노력에 대통령이 깊은 이해를 갖고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큼 농정당국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앞으로의 농정은 당면과제를 임시방편으로 처방하는 대증요법적 농정이 아니라 뭔가 농정의 근본문제부터 접근하는 정책이 될 것으로기대를 갖게 하기 때문이다.그러나 한편으로 최고통치자로서 농정의 핵심문제를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의지를 천명하기는 했으나 아직 그 처방이 제시된 것은 아니라는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은 농림부가 지속적으로 정책을 개발하고추진해 나가야 할 과제다. 주곡자급과 농가소득 보장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있는 정책이란 사실 농정 당국자들에 의해 수십년간 추구돼온 것이지만 명쾌한 해답을 얻지 못하는 난제이다. 결국 농업정책 자체로서 주곡자급과 소득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도가능하고, 나아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림부 차원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결단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따라서 직접지불제 실시, 미곡종합처리장 등 쌀가공·유통시설에 대한 지원확대, 얼굴있는 쌀 유통체계 구축을 위한 지원, 양곡관리제도의 개선, 우량농지의 보전, 경지정리·용배수로 등 쌀 생산기반 구축 등의 사업은 단순한 농정과제로서가 아니라 국가과제로 설정되고 추진돼야 한다. 특히 주곡인 쌀도 수입해서 먹으면 된다는 식의 농업경시 논리나 여전히 남아있고 김포 동아매립지같은 우량농지를 산업단지 등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나요구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최고통치권자인 대통령의 의지가 더욱 중요하게 되는 것이다. 농업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었던 만큼 해법도정확히 풀어갈 것으로 기대한다.발행일 : 98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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