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줄 수 있도록 현장 수요에 부합하는 연구에 집중하면서 대외적으로 글로벌 역량강화 등을 통해 연구원의 위상을 높이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지난 6월 3일 취임 이후 3개월을 맞는 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은 특히 “시급한 농정 현안에 대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전략팀을 신설하는 한편 현장 농업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관측기능을 강화해 국내 농산물의 수급안정과 경쟁력을 제고 하는데 연구원의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을 통해 지난해 8월 나주 혁신도시로 이전한 농경연의 1년 동향과 향후 운영 방향을 들어봤다.

연구 환경 조성·조직문화 혁신 매진
생산·유통·소비 총체적 흐름 연구
고령화된 농촌 복지문제 선결과제

현장 중심의 연구체계 구축
DB활용 맞춤형 정책 지원토대 마련
동북아 허브로 네트워크 확충
국내외 연구협력 내실화 추진


▲그동안 연구에 전념하다 농업분야 핵심 국책연구기관의 수장으로 취임한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지난 28년간 연구자로서의 생활을 마치고 제14대 농경연 원장으로 새로운 책무를 맡았다. 농업분야가 직면한 변화의 시기를 맞아 안팎의 요구와 기대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그동안 축적한 지식과 네트워크를 이용해 농업·농촌 및 연구원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취임 이후 내부적으로 연구 환경과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기반 정비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9월초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새롭게 시작할 계획이다. 밖으로는 농업인단체, 정부 등 유관기관 등을 방문해 협력방안을 찾았다. 협업과 소통을 통해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연구원은 향후 농업·농촌·식품산업의 발전을 위해 농·식품 유관기관을 비롯해 과학기술·산업·환경·통신 등 거의 모든 분야와 협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글로벌 역량강화도 중요하다. 최근 미국 예일대를 방문해 업무협약(MOU)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는 미국 농무부 산하 ERS(경제연구소)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관계를 확대한다. 이를 통해 연구원들의 안식년 활용 등으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농경연은 지난해 8월 나주로 이전해 새로운 환경을 맞았다. 지난 1년 동안의 변화가 있다면=연구원 모두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본연의 연구를 수행하면서 근무 환경 정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잦은 출장과 업무단절, 우수인재 확보 애로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유연근무제와 스마트워크 제도 등을 도입하고, 선배 연구자의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도 계획 중이다. 생활환경과 교육·복지 여건 개선도 과제다. 장점은 농업현장의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다. 이런 지리적 장점을 살려 지역연구, 현장 밀착형 연구, 현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농업분야 핵심 국책연구기관으로 연구 성과에 대한 외부의 관심이 크다. 양질의 연구실적 향상과 원장으로서 중점을 두고 추진할 연구 분야가 있다면=산업 측면에서 생산·유통·소비 등 분야별 연구는 우수하나 단계별 흐름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총체적 연구는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역 측면에서는 농촌 및 지역개발분야 연구를 많이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농촌의 사회적·산업적·지역적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미흡하고, 미래 한국사회의 안전판으로 농촌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연구가 취약하다. 따라서 이를 아우르는 적합한 연구과 경영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급격한 대내외 여건 변화에 반드시 필요한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도 살피겠다.

최근 농업분야는 개방화 진전으로 교역조건 악화와 농촌인구 감소에 따른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런 변화에 따라 농정의 범위와 대상 및 내용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개방화와 지방화, 식량안보와 식품안전, 기후변화, 고령화 등의 현안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대안제시가 중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고령화된 농촌주민의 복지문제는 시급한 해결과제다.

장기적으로는 ‘뉴노멀 시대’에 진입하면서 농업·농촌이 도시의 실업문제 해소와 베이비부머 세대의 귀농·귀촌 수요에 대응하는 연구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스마트 농업과 생태농업, 가치농업, 수출농업 등 농업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나가는 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도 역점을 두고 추진할 분야다.

전체적인 산업재편 시기에 직면해 농업이 안전판 기능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도시의 젊은 인력과 조기 은퇴자 및 명퇴자들을 농업분야로 유도하는 방안이다. 이들에 대한 ‘창농’교육을 통해 단순한 귀농귀촌을 넘어 농촌관광·체험·가공 등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확한 수요 인력을 파악해 제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내년도 중반에 전담 연구팀(TF)을 구성해 가동할 계획이다.

▲농경연의 위상정립 방안은=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인 연구 및 경영혁신을 추진하는데 있다. 무엇보다 국정과제와 현장 중심의 신뢰할 수 있는 연구 추진체계 구축이 중요하다. 핵심역할은 미래지향적인 국가 농업·농촌·식품산업 정책을 제시하고, 정책 현안별 대안을 마련해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책수요 예측과 연구기획 기능을 강화하고 정책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연구조직과 농업경영체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한 맞춤형 정책지원, 농정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등으로 정책연구 수행을 위한 기초를 마련할 방침이다. 다음은 고객지향 연구를 통한 연구 성과의 실용성 제고다. 연구 수요자가 원하는 것을 잘 파악해 이를 연구에 반영하는 것은 연구원의 핵심 역할이다. 이를 위해 현장 네트워크와 비농업계 연구기관 및 전문가 교류를 강화할 것이다.

셋째, 동북아 농정연구의 허브로서 국내외 네트워크 확충과 적극적 성과확산에 나설 방침이다. 쌍방향 고객관계를 구축하면서 국내외 연구협력의 내실화와 지역연구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식량농업기구(FAO), 세계무역기구(WTO),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등의 국제기구와 해외전문가 네트워크를 확대하면서 글로벌어젠다 연구와 국제정보 공유를 강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구 환경과 조직문화를 혁신해 역량을 결집하면서 활력 있는 조직문화 조성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 과제다.

▲농경연의 향후 우수인력 확보방안은=매년 1월 미국 경제학회가 주관하는 ‘잡 마켓’에서 우수인력에 대한 인터뷰 등의 채용절차를 거쳐 충원하는 것이 공식루트다. 하지만 나주 이전과 함께 기존 방식으로는 우수인재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다양한 방법으로 채용 절차를 확대하고 있다. 이중 하나가 8월 초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농업경제학회다. 우수 인력들이 참석하는데 내년부터 현지 인터뷰를 거쳐 채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미국 현지의 잠재적 연구자에 대해서는 농경연의 자료를 보내주는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문광운 기자 moonkw@agrinet.co.kr

<주요 약력>
-충남 보령,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미국 일노이대학교 농업경제학 석사, 오클라호마주립대 농업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OECD 농업·환경정책위원회 부의장을 거쳐 현재 의장을 맡고 있다. IPCC(WGⅡ) 기후변화-식량안보 전문가(2015), 국가온실가스통계 관리위원회(2011~현재), 기획재정부 중기재정협의회 농림해양분과 위원장(2014), 기상청 기후자문협의회 위원(2014~현재), 한국농식품정책학회 이사(현), 한국유기농업학회 상임이사(현). 농업환경자원정보의 정책적 활용방안(2008), 유기농업 실천농가 경영 및 유통체계 개선방안 연구(2010), 2015년 농업환경분야 OECD 연구동향 분석 및 대응방안(2015), 농업부문 기후변화 적응 수단의 경제적 효과분석(2016)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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