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암산늘솔길 모습. 서울 금천구는 이곳을 ‘도심형 치유숲’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호암산늘솔길
서울 힐링명소 발돋움 욕심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호암산 치유의 숲’. 올해 2월부터 호암산늘솔길로 새롭게 태어났다. 호암산늘솔길의 거리는 호압사 입구에서부터 호암산 폭포까지 약 1㎞. 금천구는 ‘도심형 치유숲’을 조성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18억원을 투입해 서남권 대표의 힐링명소로 발돋움 시키겠다는 다짐을 실천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모습이다.

호암늘솔길의 특징은 나무데크다. 1㎞가 모두 나무데크로 만들어져 있어 보행약자들이 걷기에 불편함이 적다. 바로 옆에는 흙길도 있다. 나무데크를 걷다가, 신발을 벗고 흙길을 걷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호암산늘솔길의 중심축은 ‘호암산 잣나무산림욕장’. 대략 5ha 규모에 잣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8월, 호암산 잣나무산림욕장에는 ‘울창한 숲 속에 들어가 피톤치드, 테르펜, 음이온 등을 접함으로써 피로에 지친 심신의 활력을 되찾고 건강을 증진하는 자연건강법’을 실천하기 위한 사람들로 붐볐다. 호암산늘솔길을 오가는 왕복 2㎞는 도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며 걷기에 충분했다.


#건지산 편백숲
전주 시민들의 새 피서지로
 

▲ 전북대 캠퍼스 둘레길에서 만날 수 있는 ‘편백나무숲길’. 전주시민들에게는 ‘건지산 편백숲’으로 불리며, 힐링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총 11.4㎞의 ‘전북대 캠퍼스 둘레길’. 149만㎡(약 45만평)의 건지산을 중심으로, 오송제, 덕진공원 등이 연계돼 있는 이곳, 둘레길을 걷다보면, ‘편백나무숲길(건지산 편백숲)’을 만나게 된다. 지금은 명칭이 ‘편백나무숲길’이지만, 전주시민들에게는 ‘건지산 편백숲’으로 불리는 게 익숙하다.


건지산 편백숲의 규모는 다소 작지만, 오래전부터 전주시민들의 힐링공간으로 활용돼 왔다. 특히 올 여름에 건지산 편백숲의 나무의자는 비어있었던 적이 거의 없었을 정도였다는 게 주변 방문객들의 증언. 전주시민들에게는 ‘도심형 치유숲’인 건지산 편백숲이 새로운 피서지가 된 셈이다. ‘대뇌피질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몸의 조정력이 높아진다’, ‘질소산화물 등의 공기 유해물질을 에워싸는 작용을 해 공기를 정화한다’ 등의 편백나무숲의 효과를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잠시 눈을 감고 편백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우선 몸이 반응한다. ‘여기가 천국이다.’


#뚝섬 한강공원 힐링숲
도심 속 느림과 여유의 쉼터

서울 한강공원에도 힐링숲이 있다. 뚝섬유원지역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뚝섬 한강공원 힐링숲. 올해 초에 완공된 5000㎡ 규모의 한강공원 힐링숲에는 높이가 3~5m 정도인 편백나무 600여 그루를 비롯해 소나무, 전나무 등 침엽수 4종 등 총 650그루가 식재돼 있다.

한강공원 힐링숲 곳곳에는 ‘편백나무숲’을 설명하는 푯말들이 많다. 편백나무숲을 접하기 힘든 서울시민들을 위한 배려. ‘편백나무가 수목별 100g당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다’거나 ‘잎 뒷면에 Y자형으로 기공이 모여 흰색의 줄 모양을 나타내는 것이 편백나무다’ 등의 내용들이다. 한강공원 힐링숲은 여타 편백나무숲보단 울창함이 덜하다. 그래도 뚝섬 한강공원에서 가장 시원한 장소로 꼽히고 있다. ‘숲은 숲’이란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만드는 힐링숲이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도심 속 한강공원 힐링숲이 느림과 여유의 쉼터가 됐으면 한다”고 밝힌 것처럼 힐링숲은 서울시민들의 휴식처로서 자리매김해나가고 있다.

폭염의 연속이다. 낮기온이 33℃를 넘는 날이 수십 일이다. 피서를 가도 더위와 싸워야 함은 마찬가지. 그렇다고 마냥 편하게 집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기도 부담스럽다. 이미 지칠대로 지친 요즘, 더위도 피하면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치유숲’이 떠오르고 있다. 일명 ‘도심형 치유숲’. 도심에 조성된 치유숲을 의미하는데, 굳이 멀리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 등산복이 아닌 편한 차림으로 돌아볼 수 있는 치유숲이기에, 도시민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앞선, 호암산늘솔길과 건지산 편백숲, 뚝섬 한강공원 힐링숲이 그 예들이다.

올 여름, 왜 치유숲을 찾는 발길이 많았을까. 일단 시원하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최근 발표한 ‘도시숲의 열재해 감소효과’를 보면, 도시숲의 기온이 숲 바깥보다 최대 3℃가 낮은 것으로 측정됐다. 또, 보통 사람이 땡볕에서 활동하다가 나무높이가 10m정도인 숲그늘에 15분 정도 있으면 정상체온으로 돌아오고, 얼굴 표면온도도 땡볕에 있을 때보다 숲그늘에 있을 때가 1.5℃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이 지속된 올 여름에는 숲에서의 체감온도가 조사치보다 더 낮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산림과학원의 설명.

‘치유’ 기능도 한몫했다. 더위에, 또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도시민들에게 ‘치유’는 필수 항목이기도 하다. ‘산림치유’란 경관, 피톤치드, 음이온, 산소, 소리, 햇빛과 같은 산림의 치유 인자를 활용해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치유활동을 의미한다.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우울 증상을 나타내는 HRSD지수와 BDI지수는 체험 전 12.7과 38.1에서 체험 후 4.8과 28.5로 각각 낮아졌고, 호기산화질소(기관지 염증 정도)도 21.5에서 19.4로 감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만큼 도시민들이 심신을 달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치유숲이란 방증.

‘처서(處暑)’가 지났음에도, 불볕더위는 여전하다. 이번 주말, 도심 인근의 치유숲을 거닐어보는 것은 어떨까.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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