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계란유통 산업에 뛰어들고 규모화로 인한 대규모 농가들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소규모 산란계 농가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영농조합법인 설립을 통해 뭉쳐야 합니다.”

지난 8일 만난 이만형 다한영농조합법인 조합장의 말이다. 경기 일대의 산란계 소규모 12개 농가가 모여 1999년에 설립한 다한영농조합법인은 최근 국내에 계란 공급 과잉으로 가격 하락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실적이 2013년 5억8000만원, 2014년 13억원, 2015년에는 자체 GP센터(계란집하장) 가동으로 40억원까지 증가했다. 그는 이 같은 판매 성과를 올릴 수 있던 이유로 ‘연대’를 꼽았다.

그는 “소규모 농가 혼자서는 사료부터 약품 구입을 저렴하게 구매하기 어렵고, 힘들게 생산한 계란을 제값주고 판매하거나 또 유통 판로를 개척하기도 힘들다”라며 “하지만 소규모 농가들이 뭉치면 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판로 개척도 혼자 해결할 때보다는 수월하다”라고 연대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만형 조합장은 최근 100~200만수를 사육하는 대규모 농가들이 증가하고 대기업들이 계란 유통 시장에 진입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가격 결정권을 소수가 결정하고 지나친 가격 경쟁으로 치킨 게임이 발생해 산란계 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만형 조합장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산업적인 측면만 강조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규모화로 인한 과잉 생산, 이에 따른 가격 하락 등의 문제점이 발생했다”면서 “국내 산란계 업계가 치킨게임이 아닌, 지역의 그룹끼리 조직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전국의 양계 2세들에게 다한영농조합의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산란계 산업이 고가의 시설이 투자되는 장치 산업이기 때문에 대를 이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양계 2세들 개개인의 힘으론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이만형 조합장은 “다한영농법인이 그동안의 실패사례와 성공사례를 양계 2세들을 대상으로 전수해 국내 산란계 업계가 지속가능하게 발전했으면 한다”면서 “많은 양계 2세들이 찾아와 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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