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한 때 kg당 6600원을 넘었던 돼지고기 가격이 전년 수준을 회복하며 5000원 대로 진입했다. 그러나 가격 하락의 원인이 극심한 소비부진 때문인 것으로 파악돼 업계 분위기는 여전히 위축돼 있는 상황이다.

kg당 5000원대로 전년 수준…전체 도축량 줄어도 낮은값
국산 가격 오른 틈 타 수입 냉동 삼겹살 인기…업계 한숨 


돼지의 도매시장 출하 물량 감소 및 가격 정산 기준이 되는 박피두수 하락으로 인해 상승세가 지속됐던 돼지 지육(박피) 평균 경락가격이 6월 마지막 주부터 kg당 5000원대로 떨어지기 시작해 최근에는 5000원대 초반부터 5500원 이하에서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6월(평균 5623원)과 7월(5664원) 보다도 낮은 금액.

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도매시장 반입 물량 확대 등 수급조절을 통한 가격 안정이라기보다 극심한 소비부진에 따른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전체적인 도축량이 줄었는데도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

육가공업체들은 돈가 고공행진 속에 손실이 커지면서 도축물량을 줄이거나 아예 며칠 씩 작업장을 돌리지 않는 경우도 많아져 도매시장 반입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단기적으로 경락가격이 낮아지게 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민간업체의 도축물량 감소와 함께 도매시장 반입 물량까지 오히려 5월에 비해 소폭(약 1000두) 줄었는데도 가격은 6월 보다 kg당 평균 1000원가량 떨어졌다.

한 육류유통업체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은 탓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삼겹살·목심 등 구이용 부위 판매까지 최악의 소비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며 “도축물량 감소에도 이러한 소비 부진과 덤핑물량의 시장 반입이 가격을 내려가게 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가격 하락에도 소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돈가가 올라간 사이 그 틈새로 들어온 수입육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특히 무한리필 프랜차이즈업체를 통해 주로 공급되는 저가의 수입 냉동 삼겹살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이선우 부장은 “국내산 삼겹살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해동된 수입산 냉동삼겹살을 접하게 된 소비자들이 먹을만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세에 있지만 아직까지 수입육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언급했다.

현재 수입산 냉동 삼겹살 가격은 국내산 삼겹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500g 4000원 수준. 요즘 흔히 말하는 ‘가성비’가 뛰어나 수입산 돼지고기 공급량이 늘어나고 있다. 예년의 경우 연간 돼지고기 수입량이 18만~20만 톤 수준이었던 반면, 올해는 6월까지만 해도 벌써 16만7000톤이 국내로 들어왔다. 수입산 돈육의 판매 호조 속에 연말까지 30만 톤가량이 수입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나마 하절기 휴가철로 들어서면서 침체됐던 국내산 돼지고기 소비 분위기가 다소 살아날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는 게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이선우 부장은 “여름휴가가 보통 7월 셋 째 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이달 중순부터는 판매가 조금씩 살아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업계의 숨통이 다소 트이게 돼 다행이지만 휴가철 이후에도 소비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생산자, 유통·가공업체 모두 품질관리·가격 안정 등 수입산 대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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