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농협에 대한 감사결과가 25일 발표됐다. 농협 경영업무 전반에대한 감사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으로 그 결과는 농협이 왜 존재하는가를 의심케 하는 내용이었다. 김대중 대통령도 이 감사결과를 보고 받고 농민과국민이 실망하지 않도록 단호한 시정조치를 지시했고, 축협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도 곧 발표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사실 이번 농협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는 농협이 농민을 위해서라기 보다대기업과 자체 구성원을 위해 존재해 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결과가됐다. 대기업 여신지원 확대로 농업금융기관이라는 고유기능이 퇴색됐고 과도한 지급보증 등 부실여신에 따른 거액의 손실이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농협직원들의 임금체계를 비롯 인센티브 및 특별상여금 지급 등에서 부적정하다는 것이다. 또한 경제사업분야에 있어서도 잘못이 드러났다. 농산물물류센터가 시설목적외에 사용되는가 하면 농협중앙회 유통자회사 설립이 부적정했고 적자운영되는 하나로마트와 부실 농산물 가공공장 등의 구조조정이 미흡하다고발표했다. 이와 함께 회원조합의 합병업무 및 회원조합 회계결산업무 지도·감독이 부적정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어떻든 이번 감사원의 감사결과와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로 이제 협동조합이 농민조합원을 위한 근본적인 개혁을 하지 않고서는 생존자체가 위협받게됐다. 우리는 그동안 수차에 걸쳐 협동조한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그러나 협동조합들이 자체 구조조정안만을 마련해 이를 추진해 왔지 공동의단일 개혁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협동조합 개혁자체가 물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팽배한 가운데 이번 감사원 감사라는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또한 이번의 감사결과는 협동조합에 대한 지도·감독의 권한을 쥐고 있는농림부가 이 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비난도 면키 어렵다. 각 협동조합의 주장이 평행선을 긋고 있는데도 농림부가 적극 개입,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어정쩡한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있어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림부와 각 협동조합은 이번 기회에 원칙에 입각해서 농민 조합원의 자주적인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강도높은 개혁작업을 서둘러야한다. 그것은 위기에 처한 농업·농촌·농민을 살릴 수 있는 획기적인 개혁이 돼야 한다. 만일 협동조합이 지금까지처럼 농민보다는 임직원의 입장에서 기득권을 고려하고 개혁을 바라보는 인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당장 그런 인식을 버려야 한다. 사심없고 성역 없는 개혁만이 농민과 협동조합이동시에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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